[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근래 몸이 가장 좋아요."
'봉동 이장' 최강희(58) 전북 현대 감독은 요즘 이동국(38), 에두(36), 김신욱(29) 세 공격수와 최대한 눈 마주치기를 피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이 징계로 좌절됐고 FA컵은 32강에서 부천FC 1995에 덜미를 잡혀 K리그 클래식만 집중해야 한다.
선수층이 좋은 전북 입장에서는 정말 큰 고민이다. 오랜 ACL 출전으로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경기 일정은 적응을 완료했다. 당연히 선수들의 출전 배분에 머리가 아프다.
에두는 올 시즌이 끝나면 현역에서 은퇴한다. 많이 뛰게 해달라는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 김신욱도 최근 프리킥으로 두 골을 넣는 등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 감독 입장에서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이는 인물은 당연히 '대박이 아빠' 이동국이다. 2009년 이동국과 전북에서 인연을 맺은 뒤 2009년 우승을 시작으로 2011년, 2014년, 2015년까지 4차례의 영광을 모두 함께 만들었다. 2016년 ACL 우승도 이동국이 있었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FC서울전에서 만난 최 감독은 "이동국은 근래 몸이 가장 좋다. 팀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그 나이에도) 기량이나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결혼하고 오 남매를 키우면서 책임감이 커진 것이 이동국의 기량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라는 것이 최 감독의 분석이다. 그는 "가정이 안정되니 책임감이 커진 것 같다. 특히 정신적으로 해탈한 것 같다. 기복이 없다. 포항전 두 골 이후 선발로 계속 나서지 못하는데도 기다렸다가 상주 상무전에서 역할을 하더라. 과거였으며 감정 기복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자기 역할을 한다"며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 이동국은 이날 후반 32분 에델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리그 통산 개인 최다인 196골이다. 200골까지 4골이 남았다. 앞서 2분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을 스스로 극복했다.
이동국은 지난 2일 18라운드 서울 원정에서 종료 직전 박주영에게 실점하며 1-2로 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난번에 패해서 힘이 있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 의도치 않게 1명이 퇴장당했고 우리가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갔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90분 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했던 것이 좋았다"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마침 이날 경기장에는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홀로 관전하며 선수 분석에 나섰다. 신 감독은 "이동국도 뽑을 수 있다"며 노장급 선수들도 얼마든지 A대표팀 승선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신 감독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이동국은 "나는 물론 K리그 모든 선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그런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대표팀을 위해 뛰지 않았다. 서울전 패배에 대한 복수를 해야 했고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하는 경기였다"며 여전히 A대표팀과는 거리를 뒀다.
올해 이동국은 시즌 초반 잔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자연스럽게 선발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풀타임을 뛴 경기도 없다. 그도 자신의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며 "시즌 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했다. 후반기 자신감도 있다. 부상 없이 흐름을 유지하면 시즌 종료 후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동국의 생각이다. 그는 "나이가 많다는 생각이 들면 나태해질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 같이 부딪히면서 그런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지금의 기량을 유지하는 계기인 것 같다"고 했다.
김신욱, 에두 등 내부 경쟁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그는 "팀에 좋은 공격수가 많다. 감독님이 최대한 배려한 것 같고 불만도 없다. 그동안 제대로 나가지 않았던 베테랑 3명이 뛰었는데 그들 모두 못 나간다고 인상 쓰지 않고 훈련을 열심히 했다"며 오직 기량으로만 평가받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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