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한류스타인 소지섭이 한일 과거사를 소재로 한 영화 '군함도'에 출연을 결정하며 느낀 감정을 알렸다. 팬들과의 남다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작품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의 개봉을 앞둔 배우 소지섭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소지섭은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맡았다.
소지섭은 이번 영화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시나리오조차 읽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알려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그런 방식으로 작품을 선택해 본 적이 없었다"고 결정 당시를 떠올렸다. 류승완 감독이 앞서 몇 차례 다른 작품의 출연을 제안했을 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이를 거절했다고 알린 그는 '군함도'의 출연을 거절한다면 다시는 류 감독과 작품을 함께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는 "류승완 감독이 그 전에 몇 번 작품을 같이 하자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때마다 다른 작품을 하고 있었거나 감정 상 작품과 맞지 않아 거절했었다"며 "류 감독과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다. 이번 작품도 또 그렇게 되면 저에게 다시는 시나리오를 안 주실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출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뒤 나중에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회고했다.
소지섭은 오랜 기간 한국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팬들에게도 사랑받아 온 한류스타다. 영화 '군함도'가 소재로 삼는 이야기가 한국과 일본 간의, 아직 채 화해되지 않은 과거사라는 점은 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겼을 법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질문에 소지섭은 "그런 걱정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번 작품 때문에 일본 팬들과의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는 걱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을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을 것 같다. 팬들을 믿는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일본 팬들의 응원 역시 무거운 소재의 영화인 이번 작품에 임하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소지섭은 "작은 글들이지만 '최선을 다해 작품 하면 좋겠고 우리들도 영화를 보고 싶다'는 이야길 해 준 팬들이 있었다. 힘이 됐다"고 답했다.
그토록 고대했던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소지섭은 류 감독을 가리켜 "열정이 넘치신다. 정말 영화에 미친 사람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웬만한 사람이라면 촬영 중간에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해내고 본인 생각대로 영화를 만드는 것 같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날카롭고 예민한 감각으로 현장을 지휘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류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선 "이번이 처음이기는 하지만, 이번 작품이 특히 예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다"며 "예민함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그렇지 않았다면 완성을 못했을 것 같다"고 돌이켰다.
빡빡하게 짜여진 촬영 스케줄 가운데 류승완 감독의 곁을 지키며 감독에게 힘을 실어 준 선배 배우 황정민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소지섭은 "약속된 촬영이 많아서 그 정도의 예민함은 있어야 했던 것 같다"며 "그걸 옆에서 도와준 사람이 황정민 선배였다. 호흡이 너무 잘 맞더라"고 답했다.
"다음에 류승완 감독과 다시 작품을 한다면 조금 편한 것을 하고 싶다"며 웃어보인 소지섭은 '군함도'가 손익분기점을 넘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며 "이유는 한 가지다. 손익분기점이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비슷한 작품들이 만들어지지 않나"라고 생각을 밝혔다.
'군함도'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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