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올해 수원 삼성은 플랫3 수비에 기반을 경기로 재미를 보고 있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2위로 순항 중이고 FA컵 8강까지 진출했다.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EB하나은행 2017 FA컵 8강전은 수원의 고비였다. 불과 나흘 전인 지난 5일 클래식 25라운드에서 만나 조나탄의 결승골로 1-0으로 어렵게 이긴 기억이 있어 그렇다.
서정원 감독에게도 FA컵 8강전은 골칫덩이였다. 절묘하게도 오는 12일 홈에서 FC서울과 슈퍼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황선홍 서울 감독과 강철 수석코치가 관전하며 수원의 전력을 자세히 파악했다.
수원도 서울전은 염두에 둔 듯 김민우 곽광선, 염기훈 등 일부 주전을 뺐다. 박기동, 김건희 등 조커들도 화성 클럽하우스에 잔류시키며 서울전 대비에 힘을 기울였다.
서 감독은 "코치진과 계속 고민했다. 대체 누가 이렇게 대진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머리에서 쥐가 나더라"며 웃었다.
절대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광주가 워낙 많이 뛰고 상대를 혼란에 빠트리는 능력이 있어 그렇다. 서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출전 시간, 최근 나선 경기, 개인 컨디션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 출전 명단을 짰다"며 정말 선택이 어려웠음을 고백했다.
경기도 그랬다. 수원이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었지만, 광주의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혼재한 수비에 막혔다. 오히려 후반 11분 역습으로 조주영에게 실점하며 끌려갔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서 감독은 "연장전에 가면 산토스도 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산토스는 올해 플랫3의 피해자다. 입지가 애매해져 주로 교체로 나선다. 그래도 클래식에서 5골을 넣는 등 이름값을 하고 있다.
산토스는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34분 유주안을 대신해 나섰고 40분 염기훈의 코너킥이 수비에 맞고 흐른 것을 잡아 침착하게 왼발로 낮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서 감독이 늘 미안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량을 믿고 있다는 점에서 더 짜릿한 골이었다.
연장전에서도 산토스는 펄펄 날아다녔다. 워낙 한국 축구 경험이 많아 노련했다. 광주 수비가 페널티지역 안으로 몰려 있자 후방으로 내려 왔다가 순식간에 골지역 안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결국, 산토스의 절치부심의 움직임은 1-1이던 연장 후반 10분 골을 만들었다. 김민우가 왼쪽 측면에서 낮게 가로지르기를 했고 산토스가 발을 들이밀어 넘어지며 골을 터뜨렸다. 의지와 집념이 만든 산토스의 골이었고 그 덕분에 수원도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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