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의 가을이 스산하다.
서울은 29라운드까지 승점 43점으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상, 하위 스플릿으로 갈리는 33라운드까지는 4경기가 남았다. 그룹B(7~12위)로 밀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7위 포항 스틸러스(34점)와 승점 9점 차이나 된다. 남은 4경기 중 2경기에서 1승 1무만 해줘도 자력으로 그룹A(1~6위)를 확정한다.
이미 1위 전북 현대(60점)와 2위 제주 유나이티드(54점), 3위 울산 현대(51점), 4위 수원 삼성(50점)까지는 그룹A를 확정했다. 이들의 현실적인 목표는 우승과 다음 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 경쟁이다.
서울은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전북의 전력이나 흐름을 고려하면 서울이 따라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지난해의 경우 '심판 매수' 파문으로 전북의 승점이 삭감되면서 기적의 우승을 해냈지만, 올해는 어떤 변수도 보이지 않는다.
가장 희망적인 것은 ACL 티켓 확보 순위에 진입하는 것이다. K리그는 3.5장의 티켓이 주어진다. 2.5장은 K리그, 1장은 FA컵 우승팀이 가져간다. 리그 3위가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여부를 가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2위까지는 올라서야 한다.
그런데 서울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인 더비'에서 후반 42분 송시우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졌다. 꽤 충격적인 패배였다.
데얀을 필두로 윤일록, 코바, 이상호에 부상에서 복귀한 하대성을 투입했고 박주영, 이명주가 후반 교체로 등장해 경기를 풀기 위해 애를 썼지만 '잔류왕' 인천의 투지를 꺾지 못했다.
서울의 고민은 남은 4경기 상대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비교적 우위에 있는 꼴찌 광주FC(20점)와 만나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다. 생존을 위한 승점을 벌겠다는 광주의 의지가 인천 못지않다. 이후 상대가 포항(34점), 8위 전남 드래곤즈(32점), 11위 상주 상무(28점)다. 모두 잔류 승점이 필요한 팀이다.
서울 입장에서는 울산, 수원 등이 상대팀에 발목을 잡히는 사이 추격의 승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울산, 수원의 경우 FA컵 4강에도 올라 있다. 이들이 우승하면 리그 4위도 ACL 출전권 확보가 가능하다. 자의와 타의 모두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처지다.
골 결정력 회복이 급선무다. 데얀은 다시 침묵 중이다. 박주영도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하대성, 이명주도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합류한 코바도 골이 없다. 최대한 조합을 짜내고 있는 황선홍 감독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익명의 K리그 코치는 "서울은 데얀과 공격 2선을 묶으면 최소 무승부가 가능하다. 후반부로 오면서 공격진을 대인 방어로 묶는 비는 서울을 상대하는 팀들에게 공통된 특징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만약 스플릿 직전까지 4경기에서 많은 승점을 얻지 못하면 서울의 6년 연속 ACL 진출은 사실상 힘들어지게 된다. 후반기를 위해 체력 안배를 해놓았던 박주영이나 한 방이 있는 데얀이 킬러 본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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