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대한민국은 지난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까지 총 7번의 동계 올림픽을 치렀다. 금메달 26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10개 등 총 5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통산 성적을 통해 알 수 있듯 우리는 동계 올림픽에서 꾸준히 저력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유독 설상 종목과는 인연이 없었다. 53개의 메달 모두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등 전통적인 '효자 종목'에서는 꾸준히 메달을 획득했지만 설상 종목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내년 2월 평창에서는 설상 종목 '노메달'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노보드의 '배추보이' 이상호(22·한국체대)는 대한민국의 첫 설상 종목 메달을 노리고 있다. 세계 랭킹 5위에 올라있는 이상호는 평창에서 'Top 3' 진입을 꿈꾼다.
◆차근차근 성장해온 한국 스노보드의 희망
이상호의 고향은 강원도 정선군이다. 유년 시절 겨울 사북읍의 고랭지 배추밭에서 처음 보드를 타기 시작해 '배추 보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재미 삼아 시작한 보드였지만 이상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노보더로 성장했다.
이상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지난 2013년 캐나다 퀘백에서 열렸던 스노보드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20위를 기록했다. 당시 대회에 참가한 53명의 선수 중 최연소 참가자였음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보여줬다.
17세 소년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4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선수권에서의 선전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이듬해에는 한층 더 성숙해진 기량을 선보였다. 2015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평행회전 동메달과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인 무대로 넘어온 뒤에도 이상호의 기량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상호는 지난 2월 일본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스노보드 남자 회전·대회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첫 동계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금메달이었다. 아시안 게임 직전 열린 평창 월드컵 대회 예선 탈락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쾌거였다.
◆생애 첫 올림픽, 대한민국 '최초'의 주인공 꿈꾼다
이상호는 동계 아시안 게임 2관왕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대회 직후 곧바로 입증해냈다. 지난 3월 터키에서 열린 FIS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최보군(26·상무)과 함께 내년 2월 평창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상호는 이후 곧바로 이어진 3월 스페인 FIS 스노보드·프리스타일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대회전에서 5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역대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최고성적이었다. 세계 최정상급 스노보더들이 사이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이제 이상호의 시선은 모든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올림픽으로 향한다. 이상호에게는 생애 첫 올림픽이다. 동계올림픽에서는 두 선수가 동시에 달려 기록을 비교하는 평행 대회전만 열린다. 이상호는 올림픽을 불과 1년 앞둔 시점에서 성공적인 리허설을 치렀다. 충분히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실력을 보여줬다.
이상호가 메달을 획득한다면 대한민국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된다. 이상호는 그 영광을 위해 힘찬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고국에서 열리는 생애 첫 올림픽. 이상호가 내년 2월 평창의 설원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써 내려가기를 기대해본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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