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연출에도 연기에도 구멍이 없다. '해피엔드' '은교' '4등' 등 수작 영화들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자랑해 온 정지우 감독이 신구를 아우르는 충무로 최고 배우들과 만났다. 한국영화계의 상징적 배우 최민식, 청춘스타 박신혜와 류준열, '미스코리아'라는 이미지를 어느새 연기력으로 지워버린 이하늬,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신예 이수경까지, 나열하기에도 바쁜 출중한 배우들이 '침묵'으로 뭉쳤다.
2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 제작 용필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과 배우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이수경, 조한철이 참석했다.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민식은 약혼녀를 죽인 범인으로 몰린 딸 미라(이수경 분)를 위해 나서는 재벌 임태산 역을 맡았다. 박신혜는 미라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나선 젊은 변호사 최희정 역을, 이수경은 태산의 딸이자 아버지의 약혼녀 유나(이하늬 분)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된 미라를 연기했다. 이하늬가 유명 가수이자 태산의 약혼녀 유나 역을 맡았다.
류준열은 사건이 파헤쳐지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유나의 팬 김동명 역을, 조한철은 임태산의 손과 발이 되는 비서 정승길 역을, 박해준이 임태산을 쫓는 검사 동성식을 연기했다.
영화는 '해피엔드' '은교' '4등' 등을 선보여 온 중견 감독 정지우의 신작이다. 섬세한 시각과 연출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얻어 온 그가 출중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과 만났다. 최민식과는 '해피엔드'로 18년 만에, 박해준과는 '4등'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새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최민식은 "정지우 감독과는 '해피엔드' 때 만난 것이 열 여덟 해나 지났더라"며 "집 나간 동생을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었다. 사고치고 돌아온 집 나간 동생 같았다"고 덧붙였다. 제작을 맡은 용필름 임승용 대표 역시 최민식과 '올드보이'로 인연을 맺은 영화인이었다. 그는 "작품이 무엇인지보다는 이 양반들을 만나서 뭔가 꾸며본다는 것이 설렜다"고 작업 소감을 말했다.
정지우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하면 모두 가졌다고들 하지않나. 그러네 막상 살아보니 큰 구멍들이 나 있었다는걸 뒤늦게 깨달은 남자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구멍을 어떻게든 메꾸려 안간힘을 쓰는 과정이 이 영화의 줄거리"라고 답했다.
최민식 역시 영화에 대해 "세상을 다 가진 남자가 다 잃을 위기에 처한, 다 잃은 이야기"라며 "그런데 오히려 잃었다기보다 비극적 상황을 통해 임태산이 진짜 소중한게 뭔지 알게되는 계기가 역설적으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진짜 소중한 것이 이거였구나'라고 알게 되는 이야기"라며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 빨리 알아야 하는데 늦게 알게 되는 것이 참 낭패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신혜는 자신이 연기한 인물을 가리켜 "기존과 다른, 낯설다고 하실 수도 있는 인물"이라고 말한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감정 변화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진실을 찾아가는 희정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진솔하게 보일지 고민이 많았다"며 "현장에서 감독이 디테일한 부분을 잘 잡아주고 이끌어주셔서 새롭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하늬는 '침묵' 출연 이유를 알리며 "시나리오를 볼 때 한번에 후루룩 읽히는게 중요한 것 같다"며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게 될만큼 너무 강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지우 감독이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지, 어떤 영화가 될지 너무 궁금했다. 한 부분이라도,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임태산 역 최민식과 연인으로 분한 이하늬는 "최민식 선배가 임태산 역을 하는데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알렸다. "최민식과 연기하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이하늬는 "첫 촬영날을 제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배우가 한없이 자유로워지는, 내가 뭘 하든 상관없는 현장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영화 '더킹' '택시운전사' 등을 통해 영화계 굵직한 행보를 이어온 청춘스타 류준열은 이번 영화에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유나의 팬 김동명 역을 맡았다. 그는 배역에 대해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키를 쥔 인물이라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동명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사건이 바뀔 수 있어 그런 면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알렸다.
그런가하면 극 중 태산의 딸 미라 역을 연기한 이수경은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최민식 선배를 굉장히 의지하며 촬영했다"며 "진짜 아빠와 촬영하듯 마음을 놓고 있었다.
촬영장에서는 부담이 많이 됐어서 마음을 잘 가다듬고 촬영했다"고 알렸다. 이수경은 영화 '특별시민'에 이어 최민식과 두 번째 부녀 호흡을 나눴다.
임태산의 손과 발이 되는 비서 정승길 역을 맡은 조한철은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최민식 선배와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정지우 감독님 작품이니 감히 안할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함께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알렸다.
영화는 오는 11월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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