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정규리그도 마찬가지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플레이 하나에 분위기나 흐름이 바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타·대주자·대수비로 교체 출전하는 선수의 역할도 커진다.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나경민(외야수)이 그런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올 시즌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 나와 쏠쏠한 활약을 했다. 97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6리(117타수 30안타) 1홈런 11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숫자로는 손아섭(25도루)에 이어 팀내 부문 2위다. 스피드를 앞세운 주루 플레이가 특기로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은 응원구호인 '마'에 빗대 나경민을 '사직마(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잘 달린다는 의미다.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해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롯데는 지난 3일 최종전 이후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5일 선수단은 사직구장에 모였다. 일정에는 없었지만 자율훈련을 실시했다.
6일은 휴식일이었지만 선수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다시 자율훈련을 진행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나경민도 당일 사직구장을 찾았다.
그는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에서 홀로 티배팅을 했다. 훈련 보조원도 돌아간 뒤였다. 나경민은 "아침에 나왔어야했는데 내가 늦게 나온 것"이라고 웃었다.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연습을 하려했지만 그라운드로 나왔다.
그는 "아무래도 밖에서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도 많이 내리지 않아 괜찮다"고 웃었다. 나경민은 '가을야구'가 처음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도 소속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이 없다. 그는 "고교시절(덕수고) 전국대회 결승전 이후 큰 무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나경민은 자신이 맡을 역할을 잘 알고 있다. 대주자와 대수비로 팀에 활력소가 되야한다. 물론 준플레이오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출전 기회가 찾아 올 수 있다.
그는 추석 연휴기간 짬을 내 집에도 갈 수 있었지만 마음을 접었다. 나경민은 "차편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마당에 부산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대신 서울에 있는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더 자주 했다. 그는 "어머니가 밥은 꼭 챙거먹으라고 하신다"며 "마이너리그때부터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져서 괜찮다"고 덧붙였다.
나경민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만약 앤트리에 들어간다면 실수나 실책은 금물"이라며 "그런 플레이 하나가 경기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루플레이로 NC 수비를 괴롭혀야하는 나경민에게 '그린 라이트'가 켜진 것은 아니다. 그는 "시즌때도 김민재·최만호 코치로부터 사인을 받고 뛰는 것"이라며 "상대도 당연히 내가 주자로 나가면 견제를 할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과 비교해 압박이 더 할 것"이라고 했다.
그도 분석을 끝냈다. NC 투수들의 습관과 움직임을 다시 복기하고 있다.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서는 스타트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타격연습 도중 사직구장에 내리던 비가 그쳤고 구름 사이로 해가 나왔다. 나경민은 "밖으로 나오길 잘한 것 같네요"라며 힘차게 스윙을을 이어갔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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