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11월에는 좀 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의 얼굴은 수척했다. 러시아, 모로코와의 A매치 2연전 경기력 비판에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임 논란이 진화되지 않으면서 능력 논란까지 휘말렸다.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에도 '축사국(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회원 일부의 시위로 기존 출입구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돌아 나가는 촌극을 겪었다.
결국 이날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열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신 감독은 "(러시아, 모로코) 2연전을 마치고 독일에 갔다가 러시아 베이스캠프를 답사하고 왔다. 가볍게 돌아오지는 못했다. 축구팬들께 힘든,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마음 편하게 오지 않았다. (공항에서의) 불상사는 생각하지 못하고 왔다. 기분이 좋지는 못했지만 그런 분들도 축구를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쉽게 잠재워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신 감독은 "(비판을) 인정한다. 10월 A매치의 경우 K리그와 상생을 약속했다. K리그가 살아야 대표팀도 산다. 없으면 어불성설이다. K리그가 희생도 해주고 해야 한다. 상생의 길로 협조해 갔다"며 반쪽 대표팀 운영이 불가피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이번 2연전의 경우 선수들 경기력과 전술적인 부분, 조직력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경기력이 떨어진 선수들이 뛰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1월부터는 월드컵 나갈 선수의 기본 틀을 만들고 조직력과 팀에서 이길 경기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11월부터는 좀 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 내년 6월 월드컵에 중심이 되는 선수 뽑아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초점을 본선에 맞췄다.
11월 A매치는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신 감독도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겠다며 "공격을 좋아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그렇지만, 축구는 이기려면 수비가 우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은 11월 평가전, 12월 동아시안컵도 중요하지만, 월드컵 본선이 더 중요해. 이제는 팀에서 뛰는 선수를 뽑아서 팀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팀에서 경기 많이 나서는 선수를 발굴해서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고 공격적으로 나갈 부분만 보겠다.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못하는 팀은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며 철저하게 달라지는 대표팀을 약속했다.
러시아, 모로코전에서는 측면 공격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을 윙백으로 활용했다. 신 감독은 "2연전은 냉정히 말하면 반쪽 선수였다. 플랜A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플랜B도 확인이 필요하다. 이청용이 러시아전에서는 생각보다 잘해줬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다. 유럽, 아프리카 팀과의 능력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EPL에서 뛰는 선수라 유럽 선수에는 어느 정도 최적화되어 있지만, 월드컵에선 다른 대륙과 다 붙는다. 아프리카 선수와 어떻게 할 것인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 감독은 "랭킹을 다시 끌어 올리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조추첨 시에는 4포트에 들어간다고 본다. 월드컵 본선 로드맵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도 예고했다. 그는 "헝그리 정신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2연전은 정상적인 선수단이 아니라 좀 더 강하게 주입을 못했다. 11월부터는 대표팀을 소집하면 정신력이 필요한 부분을 강하게 강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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