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연투에 따른 피로감 때문일까. 두산 베어스가 이번 '가을야구' 들어 짭짤한 효과를 봤던 '함덕주 불펜카드'가 어긋났다.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는 좌완 함덕주는 NC 다이노스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보직 변경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으로 '가을야구'선발 마운드를 꾸렸다.
대신 함덕주를 불펜 '필승조'로 돌렸다. 플레이오프에서 이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다. 함덕주는 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등판했고 김 감독 기대에 걸맞는 투구를 했다.
지난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에서도 두산은 함덕주 카드를 적극 활용했다.
선발 등판한 니퍼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함덕주가 7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7회말 이명기를 3루수 실책 때문에 누상에 내보냈을 뿐 나머지 3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이닝을 막았다.
그런데 8회말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어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무사 1, 2루로 몰렸다. 두산 벤치는 바로 결단을 내렸다. 앞선 이닝과 대조될 정도로 흔들린 함덕주를 교체했다.
김 감독은 강수를 뒀다. 또 다른 중간계투를 투입하지 않고 마무리 역할을 맡고 있는 김강률을 바로 올렸다. 1차전 후반부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들어맞았다. 김강률은 공 4개로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두개를 잡았다. 첫 상대한 KIA 안치홍이 3루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을 쳤고 이는 더블 플레이로 이어졌다. 1루 주자가 2루까지 갔지만 KIA 입장에서는 두고 두고 아쉬운 장면이 됐다.
두산으로서는 내줄 수 있던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김강률은 후속타자 이범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그는 9회말에도 마운드에 섰다. KIA는 한 방이 있는 서동욱을 대타로 내세웠지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강률은 이어 김선빈과 이명기를 각각 우익수 뜬공과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산은 KIA의 추격을 뿌리치고 5-3으로 이겨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두산에게는 이날 김강률의 2이닝 무실점 투구가 큰 힘이 됐다. 함덕주 외에 불펜 자원 소모 없이 1차전을 마치고 2차전을 치를 수 있다.
1차전을 내준 KIA도 한 가지 소득은 있었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지만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진이 상대 타선을 잘 막았기 때문이다.
선발 헥터 노에시에 이어 심동섭-임창용-김세현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세 투수는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고 무실점 투구를 보였다. KIA도 2차전을 앞두고 반격 여지를 충분히 남긴 셈이다.
조이뉴스24 광주=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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