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막영애'가 돌아왔다. 지난 시즌 이후 1년여만에 시즌 16으로 돌아온 '막돼먹은 영애씨'는 오랜 구력만큼 포복절도할 에피소드와 막강 캐릭터 군단으로 웃음을 줬다.
대한민국 대표 미인이자 단아함의 표상인 이영애와 같은 이름을 지녔으나, 외모와 성품 모두 막돼먹은 영애(김현숙 분). 미인의 대명사인 이름 탓에 더 놀림을 받는 영애의 '웃픈' 연애사는 지난 2007년 첫 방송을 탔다. 직원이 너댓명인 '낙원사'의 말단 디자이너인 영애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보여주는 캐릭터인 동시에 스펙도, 외모도 평범한 또래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인물로 사랑받아 왔다. 무엇보다 매 회 등장하는 영애의 화려한 연애사(특히 잘생기고 멋진 남성들과)는 여성들의 대리만족을 자아냈다.
현실적인 캐릭터들과 센스 넘치는 자막, 유행어들도 '막영애'가 10년을 지켜온 원동력이다. 잔소리꾼 엄마와 자상한 아빠, 철부지 제부 등 영애의 가족과 영악하고 궁상스러운 '개지순', 무능력한 샐러리맨 '상현', 궁상 끝판왕 '미란' 등 주옥같은 인물들이 시즌을 거듭하며 생명을 얻었다.
바람앞에 촛불같은 중소 회사 직원들의 자잘한 에피소드, 결혼에 골인할 것 같지만 10년 세월 동안 아직까지 싱글인 채로 마흔을 맞은 주인공. 전혀 아름답지 않은 영애의 연애사는 절친의 연애처럼 훤히 꿰뚫고, 변함없이 지질하고 궁상스러운 인물들은 마치 회사 동료처럼 친근하기만 하다.
tvN의 '전원일기'이자 국내 최장수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는 서른살 영애의 이야기로 시작해 마흔 영애의 이야기로 찾아왔다. 흘러간 시간만큼 등장인물들의 얼굴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읽힌다. 그 순간 오랜만에 만난 내 친구의 얼굴에서 주름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해지는 것은 '막영애'만이 가진 마력이다.
익숙한만큼 편하게, 다시 돌아올 것을 믿으며 기다린 '막영애'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지부진했던 영애의 연애사 막바지에는 잠시 등을 돌렸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소원했던 시간도 잠시, '막영애'는 여전히 친근하게 맞아주었다. 울고 웃고, 응원하고, '나는 반댈세'를 외쳤던 영애의 연애는 어느덧 결혼이라는 골인점 앞에 서 있다.
지난 4일과 5일 방송된 시즌 16의 1,2화에서는 영애씨의 임신이 그려졌다. '소름끼치도록' 로맨틱했던 이승준 사장의 경찰서 프로포즈로 영애의 결혼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 순간에도 영애의 잘생긴 전남친들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는 것은 시청자들과 알게 모르게 비밀을 공유해 온 이 드라마의 어쩌지 못하는 숙명일터다.
연인을 위해 깜짝 이벤트로 베트남까지 찾았지만 바람을 맞은 영애. 술을 마시고 낯선 타국에서 오열하는 와중에도 타이트한 아오자이가 투두둑 터지고, 그 순간 영애씨의 컴백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여전히 새 사장의 딸랑이 개지순, 남편의 사고로 요구르트 배달을 시작하면서 '라알바'가 된 미란과 대리로 강등된 서현이 맹활약을 펼친다. 여기에 새롭게 가세한 이수민과 이규한, 김재화 등이 신선한 웃음을 준다.
시즌 16은 기존 시즌보다 조금 더 빠르고 다이내믹한 전개를 선보였다. 영애의 임신과 승준의 프로포즈, 지성사 대표 박철민의 체포 등 스토리는 빠르게 급물살을 탔다. 과연 영애는 10년 숙원인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까? '막영애'의 인생 2막의 서막을 알리는 시즌 16은 '결혼 낚시'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많고 여리고 의리있고 눈물 많은 영애씨. 10년 세월 동안 씩씩하게 살아남은 영애씨와 주변 인물들의 생명력에는 별 5점도 아깝지 않다. 지질하지만 술 생각 날 때면 떠오르는 오랜 친구같은 '막영애', 그 고군분투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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