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영화 '신과함께'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판타지 장르에 대한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4일 오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 감독 김용화, 제작 (주)리얼라이즈픽쳐스, (주)덱스터스튜디오)은 지난 3일 21만4천369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관객수 996만5천37명을 기록했다.
신작 '쥬만지:새로운 세계'의 개봉에도 불구,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한 '신과함께'는 4일 오전을 기해 누적관객수 1천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금껏 우리나라 극장가에서 판타지 영화는 보기 힘든 장르였다. 그간 '괴물' '부산행' 등 CG 기술이 어느 정도 수반되는 작품은 있었지만 '신과함께'와 같은 본격 판타지 장르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만 만족해야 했던 것.
그래서 '신과함께'의 성공은 유의미하다. 천만 관객을 넘으며 많은 관객에게 사랑 받은 '신과함께'는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판타지 장르의 대표적 성공 사례가 됐다.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 기술력의 시금석이 됐을 뿐 아니라 향후 장르 지평을 넓히는 데 발판을 마련했다.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 감독 김용화, 제작 (주)리얼라이즈픽쳐스, (주)덱스터스튜디오)은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주호민 작가의 인기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신과함께'는 기대 반 우려 반에서 시작됐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것과 판타지 장르라는 데 예비 관객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지만 지난 가을 첫 예고편이 나온 뒤 CG 등 기술력은 실망스럽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0일 개봉한 '신과함께'는 그야말로 무서운 흥행 속도를 기록했다. 첫날 '국제시장' '변호인' '7번방의 선물' 등 겨울 흥행 대작의 2배 가량되는 오프닝 스코어(40만6천533명, 영화진흥위원회 기준)를 기록했고 3일째 100만, 다음 날 400만, 일주일 만에 500만, 그 다음 날 600만 등 거침 없이 흥행 가도를 달렸다.
'신과함께' 흥행에는 이질감 없는 CG 등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신과함께'는 한번도 본 적 없던 저승세계를 구현해내야 했다. 영화는 웹툰 속 그림보다 사실성을 더 필요로 하기에 스크린에서 지옥세계를 그리는 것은 현실적 제약이 상당히 뒤따른다. 그만큼 CG 등 높은 기술력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
영화는 CG를 기반으로 VFX기술(특수효과)을 도입, 판타지 비주얼을 구현했다. 망자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살인·나태·거짓·불·배신·폭력·천륜 지옥 등 7개의 지옥은 각각 불·물·철·얼음·거울·중력·모래의 자연 물성을 차용, 대자연의 풍광을 더해 완성됐다. 저승의 모습을 익숙한 자연의 물성으로 구현해 현실과 이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게 한 것.
'신과함께'는 마치 실제 저승 세계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하며, 영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지옥 재판을 받는 것 같은 생동감을 선사한다. 전에 본 적 없던 광활하고 웅장한 저승 풍경은 관객이 그간 우리나라 영화에서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신선한 체험을 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지난 2011년 웹툰의 판권을 확보한 뒤 무려 6년 동안 '신과함께' 영화화를 준비한 공동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덱스터스튜디오의 노력이 수반됐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조이뉴스24에 "지난 2015~2016년 '검은사제들'과 '곡성'이 흥행하고 '부산행'이 천만영화가 돼 (CG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장르 영화를 만드는 게 어렵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다만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에 선뜻 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신과함께'가 흥행에 성공하며 천만영화 대열에 합류한 것에 대해선 "지난 30년 동안 한국영화를 만들어온 제작자로서 다양성, 창작자 권익·처우 등이 향상되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욱 더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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