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현대캐피탈이 한 고비를 넘어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5연승으로 내달렸고 15승 7패 승점48로 1위를 지켰다.
2위 삼성화재(15승 7패 승점43)뿐 아니라 3위 대한항공(13승 9패 승점35) 4위 한국전력(11승 11패 승점34)과 격차를 벌렸다. 조금씩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에 앞서 5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던 한국전력의 연승 행진에 제동도 걸었다. 최근 현대캐피탈의 연승 원동력 중 하나는 미들 블로커(센터)가 꼽힌다.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주전 센터를 맡고 있는 신영석이 건재한 가운데 차영석과 김재휘의 기량도 쑥쑥 자라고 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다. 군입대로 팀을 떠난 센터 최민호의 대안을 찾아야했다. 신장 201㎝의 장신 센터 김재휘가 일순위로 꼽혔다.
그는 오프시즌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국가대표팀에도 다녀왔다. 하지만 최 감독은 김재휘 외에 새로운 얼굴이 더 나오기를 바랬다.
기대대로 한 선수가 신영석과 함께 짝을 이뤘다. 주인공은 2년차 시즌을 맞는 차영석이다. 그는 지난 시즌 1경기(1세트)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한국전력과 경기를 포함해 시즌 개막 후 16경기(51세트)에 나왔다.
최근에는 김재휘 보다 코트에 나오는 횟수가 늘었다. 신영석과 함께 선발 센터로 손발을 맞추는 경우도 많다. 차영석은 높이에서 우위를 점한 센터가 아니다. 그는 신장 193㎝으로 단신 센터에 속한다.
그러나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그는 21블로킹으로 팀내 부문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센터로는 신영석(72블로킹) 김재휘(27블로킹)에 이어 세 번째다. 최근 페이스와 출전 시간이라면 곧 김재휘를 추월할 기세다.
차영석의 성장과 함께 현대캐피탈은 팀 블로킹 부문에서 올 시즌 독주를 하고 있던 삼성화재를 제쳤다. 현대캐피탈은 세트당 평균 2.827블로킹으로 삼성화재(2.551)를 앞섰다. 블로킹 득점에서도 229점을 기록하며 삼성화재(227점)를 2위로 끌어내렸다.
차영석은 "신영석 형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상대 공격에 대한 위치 선정과 블로킹 타이밍 등에서도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로부터 믿음을 얻고 있다.
최 감독과 주장 문성민은 "우리팀 센터는 모두 영석이가 나온다"는 말을 종종 한다. 신영석-차영석 조합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문성민은 "차영석에게는 어울리는 별명이 있다"고 웃었다. 팀 동료들은 차영석을 키가 큰 신영석과 구별하기 위해 작은 영석이라는 의미가 있는 '짝석'이라고 부른다.
신영석은 센터진 맏형 답게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선수단 전용 숙소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 있을 때도 차영석·김재휘 뿐 아니라 신인 센터 듀오인 박준혁·홍민기와 함께 자주 얘기를 나눈다. 일상적인 대화 뿐 아니라 상대팀과 센터들에 대한 전력분석도 함께 한다.
출전 기회가 거의 없지만 박준혁과 홍민기에게도 이런 시간은 소중하다. 현대캐피탈은 과거 후인정(은퇴) 송인석(현 KOVO 심판) 박철우(현 삼성화재) 등 쟁쟁한 공격수가 함께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센터 전력이 막강했다. 이선규(현 KB손해보험) 윤봉우(현 한국전력) 하경민(은퇴) 등 국가대표 센터 3인방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세 선수는 더이상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지만 신영석을 중심으로 한 '센터 2.0' 세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 팀 성적과 분위기만 본다면 최민호의 빈자리가 아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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