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대학가를 꼽으라면 단연 홍대다. 개성 넘치는 카페와 다양한 맛집들이 빽빽하고 패션부터 놀이까지 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그렇다 보니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홍대의 파급력은 그 주변으로 뻗어나가 연트럴파크와 망리단길을 탄생시켰다. 이 일대는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꼭 한 번 오고싶어하는 곳이 됐다.
그래서 더 쓸쓸한 곳도 있다. 바로 옆동네인 신촌-이대 부근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홍대의 영광을 대신했던 바로 그 곳. 걸어다니면 어깨가 무딪히는 건 다반사였고 패션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그 골목은 언젠가부터 잊혀진 곳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장사의 신' 백종원이 나섰다.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통해 소자본 창업을 도왔던 그가 이번엔 골목상권 살리기에 팔을 걷어부친 것. 바로 SBS 새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골목 상권을 살린다는 건 매우 어려운 도전이고 백종원 역시 많이 망설였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꿈을 이루는 긍정의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
백종원이 처음으로 나선 곳은 바로 이대의 후미진 뒷골목. 이대생들 조차도 발걸음이 뜸한 곳이다. 하지만 촬영 협조를 받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푸드트럭'과 달리 더 오랜 시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가게를 이끌어온 만큼 평가를 받고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것에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그들의 마음을 연 건 백종원의 진정성 있는 설득과 그에 대한 믿음이었다.
아들과 함께 수제버거집을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는 처음엔 개인적인 이유로 촬영에 거부감을 보였지만 백종원의 끈질긴 설득으로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이후 그동안 답답했던 자신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백종원의 평가와 조언에 깊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반집 여사장은 백종원의 혹평에 까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종원에 대한 반감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방식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것을 어떻게든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여사장의 심정을 알고 있는 백종원은 음식 배틀을 제안했다. 두 사람은 제육볶음으로 학생 10명에게 블라인드 맛평가를 받게 됐고, 백종원이 승리했다. 여사장은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골목식당'은 사실 '푸드트럭'과 크게 다를 건 없다. 비슷한 구성에 규모를 좀 더 키운 확장판이다. 그럼에도 비슷한 듯 업그레이드된 흥미 요소가 있다.
'푸드트럭'은 소자본 창업을 원하는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지원으로 촬영이 이뤄졌고 이들은 철저하게 제자 모드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골목식당'은 제작진의 설득으로 시작이 됐고 사장들 역시 내공이 꽤 있는 만큼 좀 더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여지가 생긴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가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백종원과도 더 다양한 케미를 만들어나간다. 백반집 여사장이 대표적이다.
Y2K 고재근과 개그맨 남창희가 장사를 시작한 것도 흥미롭다. '푸드트럭' 때 차오루, 이훈의 연장선상이긴 하지만 의외의 조합인 두 사람이 만들어갈 케미가 기대를 모은다. 지난 방송에서 고재근과 남창희의 고군부투 첫 시식회 모습은 진정성 있으면서도 많은 웃음을 자아냈다.
백종원이 '푸드트럭'에 이어 '골목식당'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 더불어 이대 골목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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