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기사회생' 장혜지-이기정, 즐기며 대반전 노린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즐기는 경기를 하려고요."

기사회생에 성공한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장혜지(21)-이기정(23) 조가 남은 경기에서 즐기며 4강 진출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장혜지-이기정(이상 경북체육회) 조는 9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4차전에서 맷 해밀턴-베카 해밀턴(미국) 조에 9-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오전 노르웨이에 3-8로 완패했던 장혜지-이기정 조는 2승 2패를 기록하며 4강 가능성을 높였다. 오전에 처지고 오후에 비상하는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줬다.

상반된 경기력에 대해 이기정은 "(노르웨이전에서는) 승부에 집착해서 큰 점수를 원하지 않았나 싶다. 조급하게 됐고 많은 실수를 범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차분하게 시간을 다 소진하더라도 천천히 경기하려고 했다"며 여유를 갖고 나선 것이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미국에 완승은 심리전의 승리로도 볼 수 있다. 이기정은 "초반에 점수가 나왔고 점점 더 벌어졌다. 1점을 얻더라도 빡빡하게 경기를 치르려 했다"며 "미국의 경우 상대의 기를 죽이면 반응한다"며 절묘한 기싸움에서 우위를 보였던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전에서는 운이 없었다. 8엔드 직전 뒤에서 오던 스톤을 확인하지 못하고 아이스 옆으로 넘어졌다. 오른손목을 아이스에 짚어 고통은 더 컸다. 미국전에서는 손목에 붕대를 감고 등장했다.

이기정은 "손목은 원래 좋지 않았다. 다친 손목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정신력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핑테스트로 인해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응급처치만 받고 나왔다"고 고백했다.

참고 나섰다는 이기정은 "다른 선수들도 아프다. 이 정도로 아프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팔이 망가지더라도 끝까지 해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전했다.

남은 3경기 전략에 대해서는 "경기를 치르면서 문제점을 알아가고 있다. 점점 강해지고 있고 승산도 충분하다. 후반에 강해지는 팀이 정말 강한 팀이다. 꼭 해낼 수 있을 것이다"며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 뒤 "스위스는 물론 남은 3경기는 다 강팀이다. 초반에 빡빡한 경기를 하면 후반에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지는 "노르웨이전은 실수가 잦아 좋지 않은 경기였다. 미국전을 통해 치고 올라갔으면 한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