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대한민국 썰매 종목 역사를 새로 쓴 윤성빈은 금"메달을 딴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윤성빈은 17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스켈레톤 선수단 기자회견에 임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과 스켈레톤에 함께 출전한 김지수도 자리했다.
윤성빈은 전날 썰매 역사를 새로 썼다.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 주행에서 50초02 트랙 신기록을 세우며 합계 3분20초55로 금메달을 땄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금메달이었다. 우선 한국 및 아시아 선수 사상 처음으로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스켈레톤을 포함해 루지,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은 전통적으로 약세였다. 선구자 격인 강광배 현 한국체육대 교수가 있었지만 메달권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윤성빈은 최근 3년사이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결국 시상식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그야말로 쟁쟁한 라이벌들을 제쳤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라트비아 출신의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도 제쳤다. 평소 윤성빈이 자신의 우상으로 꼽았던 선수다. 대관식에는 더할 나위없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준비한 것들을 후회없이 보여드려 기분이 좋다. 우리 팀 모두 엄청 많이 고생하고 노력했는데 제가 (금메달로) 보답해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 트랙의 이점을 확실히 살린 레이스였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커브 과정에서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윤성빈은 "그렇게 하기 위해 여태까지 훈련한 것이다. 또 그게 바로 홈트랙의 이점이기도 하다"면서 "이점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메달을 딴 직후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메달을 따는 것에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실 '불모지에서 메달을 땄다'는 것보다는 '우리가 해냈다'는 느낌이 강했다"면서 "그 순간의 감정을 즐겼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고 만끽하고 싶다. 또 쉬고 싶다"고 특유의 솔직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어 후진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도 입에 올렸다. 그는 "여기서 끝나면 안된다는 것은 나도 그렇고 우리 팀도 계속 생각해왔다. 이 평창 대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내가 아닌, 나 이외의 선수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재 발굴과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동시에 말했다. "인재 발굴과 육성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성빈은 "가장 중요한 경기장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이 경기장을 잘 활용해야할 것 같다. 나는 경기장이 없을 때 국제대회에 나갔던 서러움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부분을 잘 보완해서 인재를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년 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 그는 "벌써 4년 후 이야기인가. 어제 끝났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평창으로 끝내진 않을 것이다. 물론 이 종목은 홈 이점이 강하다. 베이징 때 잘해낼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이 월드컵이나 올림픽 포디움(시상대)에 나만이 아닌 우리나라 선수들이 함께 올라가고 싶다. 애국가가 나오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있으면 한다"는 바람도 이야기했다.
조이뉴스24 강릉=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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