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울산 현대의 로테이션 시스템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울산은 1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상하이 상강(중국)과 조별리그 F조 4차전에 주전을 총동원했다. 지난 10일 상주 상무와 K리그1 2라운드 겸 홈 개막전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해 0-2로 패한 뒤였고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홈 승리가 필요해 주전을 대거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의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0-1로 패했다. 딱 한 번, 헐크의 힘에 수비 공간이 깨지며 엘케손에게 실점했다.
물론 울산은 1승2무1패(승점 5점)로 상하이 상강(10점)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조 2위 16강 진출은 불리하다. 1차전을 홈, 2차전을 원정이라 그렇다. H조 1위와 만나게 되는데 현재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8점)와 수원 삼성(7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멜버른 빅토리(호주, 5점)와 승점이 같은 울산은 골득실에서 앞서 2위를 기록 중이다. 원정에서 2-2로 비겼던 멜버른과 홈 승부가 중요해졌다.
올 시즌 시작을 앞두고 토요다 요헤이, 주니오를 영입하고 멀티플레이어 박주호, 황일수까지 수혈했지만, 승리는 요원하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2-1로 이긴 것을 제외하면 K리그1을 포함해 승리가 없다.
K리그1은 전북 현대전 0-2 패배를 포함, 한 골도 넣지 못하는 충격과 마주했다. 상강전은 승점을 벌지 못하며 상주전 로테이션 시스템이 무용지물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이날 울산은 67.8%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20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다급한 마음만 담긴 슈팅 남발이었다. 상강은 철저하게 원정에서 승리를 위해 실리를 추구했고 헐크-오스카-엘케손이 작은 틈을 노려 공략에 성공했다.
총 5번의 실전을 통해 울산은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노련한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과제와 직면했다. 경험이 풍부한 박주호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 박주호는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버티다가 헐크의 몸싸움 한 방에 밀리며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다. 실점 후 울산은 김승준이 투입, 집요하게 상강 수비를 흔들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라운드의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시도해도 상대 수비에 막혔다.
뻔한 공격 방법이 차단되니 수비는 더욱 어려웠다. 막판 상강의 정확한 역습에 공간이 깨졌다. 경기 전체를 잡아줄 거친 사령관이 필요한 울산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등 향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 ACL 16강 희망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라도 그라운드의 리더를 만들어야 하는 김도훈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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