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이 북아일랜드전 1-2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에 입성했습니다. 오는 28일 폴란드와 유럽 원정 두 번째 평가전을 앞두고 빠른 이동을 선택했고 현지 시간 기준으로는 24일 밤 11시50분께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조이뉴스24도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북아일랜드전이 끝난 뒤 다른 취재진과 함께 선수단, 팬이 함께 탄 전세기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워낙 시간이 빡빡하고 기사 마감도 늦어서 그랬는지 시차, 항공 이동 등 여러 가지가 섞여 피곤이 누적되더군요. 일반인이 이 정도인데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싶더군요.
25일 오후 호주프의 루흐 호주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도 회복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북아일랜드전 주전 조는 피로 회복에, 비주전 조는 미니 게임 등으로 분위기 잡기에 집중했습니다.
대표팀은 북아일랜드전에서 '선 수비 후 역습'으로 일관하는 상대에 버티다가 무너졌습니다. 수비 실수가 또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실점하면 당연히 모든 시선이 수비진에 쏠리게 되니 비판의 무게도 공격, 미드필더보다 더 크지 싶습니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걱정됐지만, 기우였습니다. 한국에서 온 원정 응원단을 위해 팬 공개 훈련을 했는데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이들은 전세기에서도 선수들을 봤지만, 경기 직후라 쉽게 다가서지는 못했습니다. 화장실을 가는 선수들을 붙잡아 사인 요청을 하는 정도였죠.
실제로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정유진(32) 씨는 "손흥민 선수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며 하체 피로를 푸는 손흥민에 대해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15명의 원정 응원단은 개인당 299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이번 원정 2연전 관람과 여행으로 구성된 상품을 구매했다고 합니다. 휴가철이 아니라 모객이 쉽지 않았지만, 축구에 대한 사랑과 대표팀 응원 등 여러 욕구 실현을 위해 왔다고 합니다.
정 씨는 "혼자 왔는데 정말 재미있다. 선수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전세기도 같이 타고 이동하는데 충분히 돈을 낼 가치가 있다"며 좋아하더군요.
홍용선(28) 씨는 월급을 조금씩 모아 왔다고 합니다. 홍 씨는 "취업하고 월급을 모았다. 2016년 스페인-체코 원정 2연전에도 오고 싶었는데 그때는 돈이 없었다. 지금은 취업해서 여유가 생겼고 연차를 써서 왔다"며 대표팀을 가까이서 보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아이와 동행한 부부, 친구 등 다양한 팬들이 있었습니다. 대표팀은 훈련이 끝난 뒤 한 명씩 사인을 해주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권창훈(디종FCO)의 팬은 수원 유니폼을 입고 와서 자신이 '수원팬'이라는 것을 인증하더군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자신의 딸과 비슷한 나이의 어린 팬들에게 공을 선물했습니다.
절묘하게도 2016년 6월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스페인 원정 평가전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조이뉴스24는 현장에 있었는데 한국은 1-6으로 대패한 뒤 분위기가 침울했습니다. 아무리 실력 차이가 났다고 하더라도 6실점이나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죠. 골을 넣었던 주세종(아산 무궁화)을 제외한 대부분은 인터뷰하지 않고 떠났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체코 프라하로 이동하는 전세기 편에 팬들이 동승한 것이 전환점이었습니다. 당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전세기를 타기 전 팬들에게 스페인전 결과를 사과하고 체코전에서는 달라지겠다고 하더군요. 이틀 뒤 팬 공개 훈련이 열렸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팬심으로 용기를 얻은 대표팀은 5일 체코전에서 2-1로 이기며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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