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배우 김남주가 48세에 새로운 '인생작'을 만나게 된 소감을 알렸다. 6년 만의 복귀작 '미스티'로 큰 호응을 이끌어낸 그는 여전한 연기력과 스타성을 입증하며 화려한 컴백을 마무리했다.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 제작 글앤그림) 배우 김남주의 종영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극 중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 역을 연기한 김남주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강렬한 캐릭터를 완성해내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얻었다. 48세의 나이에 극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으로 분했다는 사실은 물론, 이 배역을 연기할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인물을 완성했다는 점이 그의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김남주는 이날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공식 석상에서 수 차례 사진의 나이 '48세'를 강조하곤 했던 그는 "말끝마다 '48세'라 하면 옆에서 '그만해'라고 하는데 차곡차곡쌓아온 탑 같은 나이가 자랑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스티'를 5개월 간 했더니 그새 우리 아이의 키가 커졌더라"며 "드라마가 끝나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때 '이렇게 큰 딸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인 그는 "절대 젊은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20대 여배우가 부럽지도 않다. 내가 하나 하나 노력하며 이룬 탑이 너무 감사하다"고 답했다.
'미스티'를 통해 한국 드라마에서 중년의 여성 배우가 이런 유형의 주인공을 맡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도 김남주에겐 또 하나의 자신감이 됐다. 그는 "나이 먹은 여자가 단지 엄마가 아니라 또 하나의 캐릭터르 만들 수 있다는 점, 드라마의 1, 2회를 만들면서 이런 반응이 있다는 것이 좋더라"고도 말했다.
드라마를 향한 호응이란 극이 중반으로 흐르며 점차 하락하기도 하지만, '미스티'의 경우 결말까지 매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김남주는 "끝까지 스토리가 탄탄했고 대본에 자신감이 있으니 계속 잘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을 줄 알고 스태프들에게 '최고 기록 나올 때마다 회식이다'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말하며 특유의 화통한 성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전체 회식을 하면 100만 원 정도가 나오는데, '누나 이제 천만 원만 쓰면 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크게 웃은 뒤 "그런데 시청률이 쉽지 않더라. '정글의 법칙' '나혼자 산다' '윤식당' 등 (경쟁 프로그램들이) 셌다. 마지막회에서 10%를 찍을 줄 알았는데 KBS 2TV 에서 축구 중계를 하더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축구 중계로 인해 시청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김남주는 모완일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축구 중계를 해'라고 했더니 감독이 '거짓말'이라고 하더라. '국장님에게 전화해서 시간대를 옮기든 특별 편성을 하든 해 봐'라고 했더니 '누나가 해 봐요. 누나는 고혜란이잖아요. 뭐든 할 수 있는 거 아니었나?'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의 시청률 핸디캡을 감안할 때 '미스티'의 시청률 성적은 성공적이라 할 만했다. 김남주는 "시청률에 만족한다. 장르물이고 '국민 드라마'는 아니지 않나. 쉽지 않은 드라마이기도 했다"며 배우 김남주가 아닌 캐릭터 고혜란이 주목받은 것에 유독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캐릭터가 살면 진짜 성공한 것인데, 내가 나갔을 때 팬들이 '고혜란이야'라고 했을 때, 김남주보다 고혜란이라는 인물을 각인시켰다는 점이 쉽지 않은 성공이라 생각했다"고도 돌이켰다. 이어 "촬영하면서 늘 감사했고 감동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행복감으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중년의 여성 배우가 '미스티'의 고혜란과 같은 배역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는 점과 관련해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남주는 "후배들이 나보다 나은 것 같다. 요즘 연기도 다 잘하고 예쁘더라"며 "다만 나이가 있는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은 희망을 가지라는 것이다. 나도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 먹고 결혼한다고 겁 먹지 말고, 아이를 낳든 어쨌든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인정 받는다면 나이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며 "윤여정 선생님을 보면 최고이지 않나. 나문희 선생님도 여우주연상을 받으셨다. 내가 그분들의 나이가 될 때까지 연기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연기를 좋아하는, 연기하다 죽고 싶은 후배들에겐 '좋은 선배들이 많으니 절대 나이에 대해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미스티'는 지난 3월24일 인기리에 종영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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