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익숙함이 낫지 싶어서…."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선발진을 지난 8일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와 똑같이 구성했다.
황 감독은 슈퍼매치에서 수적 우세를 활용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올 시즌 승리가 없는 상황에서 수원전까지 불만족스럽게 치르면서 팬들로부터 "황새 OUT"이라는 따끔한 지적을 거세게 받았다.
경기를 치르고 나면 항상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올해 전술 변화에 선수들이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이해를 부탁하는 말을 해왔던 황 감독이다. 팬들이 쉽게 수긍하지 않아 여러모로 고민이 깊었다.
황 감독은 "(선발진 구성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익숙함이 낫지 싶어서 (수원전과) 똑같이 내세웠다"고 전했다.
올해 같은 선발진이 연속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황 감독 스스로 고민이 많았다는 뜻이다. 황 감독은 "변화를 시도했는데 길게 보면 적응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팬들이 보기에는 분명 답답했을 것이다"며 서서히 나아지는 팀으로의 변신을 강조했다.
선수들에게도 조바심 대신 인내심을 강조했다. 골이 없는 안델손이나 한 골에 그치고 있는 에반드로 두 신입 외국인 공격수가 절대로 욕심을 내지 않고 편안하게 경기를 하도록 했다.
황 감독은 "축구는 개인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정말 특출난 개인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면 모를까, 함께 공수를 이끌어야 한다"며 문제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경기 연속 같은 선수단은 황 감독이 의도하는 익숙함을 녹였다. 전반 8분 김승대에게 선제골을 내줬어도 일관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욕심 대신 이타적인 플레이가 효과를 봤다. 31분 안델손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 수비의 시선을 유도한 뒤 중앙으로 연결한 볼을 고요한이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탄 서울은 18분 에반드로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높이로 포항 수비를 현혹하고 신진호가 슈팅했다. 수비에 맞고 나왔고 고요한이 잡아 멀티골을 완성했다. 협력 플레이가 재미를 본 순간이다.
남은 것은 서울이 90분 집중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종료 직전 송시우에게 실점하며 비긴 아픔이 있다. 남은 시간을 잘 버텼고 2-1로 승리하며 "이겼다"를 외쳤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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