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배우 이유영이 '미투(Me Too)' 운동과 맞물려 영화 '나를 기억해'를 선보이게 된 마음을 밝혔다.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 제작 오아시스이엔티)의 개봉을 앞둔 배우 이유영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나를 기억해'는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같은 수법으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범죄에 휘말린 여교사 서린(이유영 분)과 전직 형사 국철(김희원 분)이 사건의 실체와 정체불명의 범인인 마스터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극 중 서린 역을 맡은 이유영은 절망과 분노, 각성의 감정을 오가는 인물의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그는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영화를 첫 관람한 소감을 알리며 "걱정이 많았는데 사회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 의미있는 영화에 참여했다는 것이 뿌듯했다"며 "하지만 내 연기는 아쉬웠다"고 겸손하게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어 "보는 내내, 시나리오 읽을 때보다 만들어진 것을 보니 확 낫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사 날에는) 화장을 하고 있어 참았지만 눈물도 났다"고 덧붙였다.
평소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이 영 민망하다고 이야기했던 이유영은 "여전히 그렇다. 시사 때 보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고 다시 웃으며 답했다. 그는 "내가 하는 연기를 제가 시사 때 처음 보는 것 아닌가. 못했을까봐 겁이 나더라. 그래서 못 봤었는데 이제 계속 보다 보니 나아졌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런가하면 영화가 성폭력 범죄를 소재로 한 만큼, 개봉 시기 상 최근 문화예술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와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는 데 무리가 없다.
언론 배급 시사 후 간담회에서 '미투' 운동에 대한 발언을 하기도 했던 이유영은 "(과거에는) 뉴스로 찾아보고 나서야 '이런 심각한 일이 있구나' 생각했는데 이제 이슈로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너무 큰 문제가 됐다. 이런 시기가 한 번은 왔어야 한다 생각한다"고 소신있게 답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미투'의 본질이 훼손되는 사례도 있지만 늘 좋은 과정만 겪을 수는 없는 것이지 않겠나. 좋은, 혹은 안 좋은 과정을 다 겪고 있는 (지금의) 현상들이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 자체가 좋은 것 같다.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제대로, 본질이 훼손되지 않게 시스템으로 자리잡아서 피해자들이 기댈 수 있는 뭔가가 확립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투' 이후 현장에서 분위기의 변화를 느꼈는지 묻는 질문에는 "느껴진다. 다들 더욱 조심한다"며 "미팅 같은 것을 해도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오픈된 공간에서 하신다든지, 그런 사소한 변화들이 있더라"고 전했다.
이 영화를 선보이며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묻자 "이미 다 찍어놓은 영화이고 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이 시기 개봉하는 것도 운명 같다"며 "영화에서는 한서린이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우려 하고 이겨내지 않나.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부담스럽게 다가가기보다, 이것을 보고 힘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답했다.
'나를 기억해'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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