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정말 안 울었어요." 넥센 히어로즈 프로 3년차 투수 최원태(21)는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최원태는 이날 최고의 투구를 보였다.
NC 타선은 최원태를 상대로 8회초 1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1루를 밟지 못했다. 퍼펙트 게임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4개였다.
그러나 최원태는 최준석에게 2루타를 맞았다. 퍼펙트가 깨졌다. 이어 타석에 나온 모창민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NC가 이날 뽑은 유일한 득점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최원태는 9이닝을 모두 책임졌다.
19일 NC와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회복 운동을 마친 최원태를 기다렸다. 그는 "(퍼펙트가 깨진 것에 대해)아쉬운 마음은 없다"며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원태는 "경기 후 아이싱을 하고 있는데 이정후가 찾아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며 "그때는 내 마음도 짠해졌다. 간신히 (눈물을)참았다"고 얘기했다.
최준석의 타구를 이정후는 끝까지 쫓아갔다. 안타를 내주지 않기 위해서다.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선배의 대기록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최원태도 후배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타구가 맞는 순간 안타가 될 것 같았다"며 "(이)정후는 공을 못잡아 정말 미안하다고 오히려 사과했다. 그렇게 얘기를 해 준 정후에게 내가 더 고맙다고 얘기했다"고 경기 후 라커룸 분위기를 전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도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장 감독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최원태에게 따로 얘기하지는 않았다"며 "기록 달성 여부와 경기 결과를 떠나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고 말했다.
최원태는 "정후도 그렇고 정말 수비 도움을 많이 받은 경기였다"며 " 배터리를 이룬 박동원 선배를 비롯해 선배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퍼펙트나 노히트 노런 보다는 올 시즌 안에 꼭 완봉승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최원태는 "경기 전 컨디션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며 "컨디션이 좋은 날 오히려 상대 타자에게 안타를 많이 내줬다. 내가 생각해봐도 좀 이상하다"고 웃었다.
대기록이 물거품됐고 자신도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원태는 하루 밤 만에 아쉬운 마음을 훌훌 털어냈다. 그는 "내가 잘 던진 경기는 절대 아니었다. 야수 덕분이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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