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음식프로그램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환경에서 이젠 '어떻게' 새로운지가 중요하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그 방법으로 '다큐'를 선택했다. 조미료 없이, 오직 길거리 음식에만 집중하는 담백함이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만의 무기다.
지난 4월23일 닻을 올린 tvN 예능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연출 박희연)는 방송인이자 요리전문가 백종원이 세계 방방곡곡 숨겨진 길거리 음식을 찾아 떠나는 미식 방랑기 프로그램. '집밥 백선생'으로 백종원과 인연을 맺은 박희연 PD가 연출을 맡았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여타 예능 자막에선 출연자의 말과 제작진 시점 의견이 혼용돼 사용된다. 반면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자막은 오직 백종원, 그와 현지인이 주고 받는 대화, 음식 어원 등을 설명할 때만 등장한다. 현지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길거리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식 모습에 집중하는 장면들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러한 특징은 자막을 비롯해 편집, 음악 등 다른 기술적인 부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대부분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만 효과음을 삽입할 뿐 현지인들의 대화, 오토바이·자동차 경적 소리 등 길거리의 소음이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잔잔한 배경음이다. 또한 뒤로 빨리감는 기법을 사용해 음식의 원재료를 설명, 새롭고 낯선 음식을 '날 것' 그대로 전달한다.
여행지에서 무엇을, 어떻게, 언제 먹을지는 여행객에게 중요한 문제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그 고민을 아주 쉽게 풀어준다. 해당 여행지에서 아침, 점심(오후), 밤 등 특정 시간에 보고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병렬적으로 소개한다. 현지인이 가장 많이 사랑하는 일상적인 음식부터 한식이 그리울 때 찾을 수 있는 요리까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여행자를 위한 맞춤 푸드가이드가 된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한 명, 백종원은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백종원 특유의 친근한 매력은 예비 여행객이 아닌 시청자에게도 어필되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강점. 그는 전문가답게 마파두부, 토마토라면, 페이창펀, 종판 등 친근하거나 낯선 요리들을 기존에 알던 맛과 비교해 쉽게 설명한다. 해당 국가 식당,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소스에 대한 팁 등 깨알 같은 정보도 놓칠 수 없게 한다.
여행의 묘미인 예측불허 상황 또한 방송의 재미를 더한다. 번화가를 벗어나 현지 맛집일 것 같은 곳에 무작정 들어가 맛있는 음식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먹고 있던 음식이 치워져버렸을 때 밀려오는 당혹감, 중국 찻집 등 우리나라와 너무도 다른 문화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놀라움 등은 여행할 때만 겪을 수 있는 감정이다. 백종원이 현지에서 마주한 이런 경험은 신선함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음식은 그 나라 유형·무형 문화의 표상이다. 프로그램을 보고 난 후에 시청자는 사천음식으로 유명한 중국의 청두가 왜 강한 양념을 쓰는지, 홍콩의 차찬탱(동서양의 메뉴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 문화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한 국가의 문화를 음식과 함께 곁들여, '알면 더 맛있다'는 캐치프레이즈에 충실한 방송이다.
각 회차 말미에서 백종원은 음식을 경험한 후 느낀 소감을 한, 두 줄로 전한다. 그 순간, 낯설기만 했던 국가는 어느새 친근하게 다가오고 시청자는 마치 그곳을 다녀온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방송을 통해 1시간 여행한 듯한 느낌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큰 매력이다.
한편 14일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는 일본편이 방영된다. 매주 월요일 밤 11시 방송.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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