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중요한 수확 중 하나는 중앙 수비수 윤영선(30, 성남FC)의 발견이다. 이미 K리그에서는 정상급으로 인정받는 중앙 수비수다. 대인방어 능력은 최고다. 다만, 팀이 K리그1이 아닌 2부리그인 K리그2에 있어 실력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27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F조 3차전에서 윤영선은 철벽 수비를 보여줬다. 독일의 화려한 공격진을 몸을 던져가며 봉쇄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주로 빌드업과 패스 차단을 했다면 윤영선은 근접 수비로 공격진을 괴롭히는 데 집중했다.
윤영선의 보이지 않는 헌신에 한국은 2-0으로 승리했다. 월드컵 역사상 독일에 2패 뒤 첫 승이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어떤 방향의 축구를 해야 하는지 확인한 한 판이었다.
윤영선은 "독일전은 공격보다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상대가 잘하려는 부분을 못 하게 하려 했다. 빌드업 부분에서도 쉽게 쉽게 하자고 했다"며 생각보다 편한 경기를 했음을 전했다.
스웨덴, 멕시코전에서는 수비진이 다소 흔들렸다. 윤영선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하자고 했다. 감독님께서 짠 전술에 대해서도 선수들끼리 미팅을 통해 잘 준비했다"고 답했다.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왼 종아리 염좌 부상을 당하면서 중앙 수비수였던 장현수(FC도쿄)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했다. 김영권의 파트너로 윤영선이 뛸 기회를 얻었다.
윤영선은 "많이 긴장됐다. (출전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경기 전이 더 긴장되고 하는데, 막상 경기장에 들어간 뒤 괜찮았고 편안하게 즐겼다.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보고 싶었다"며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다. 이름값에 대한 부담이 생기는 것이 사실, 하지만, 윤영선은 "생각보다 긴장하지 않았다. 주변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선수들끼리 말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을 신경 많이 썼다"며 대화를 통해 협력 수비로 어려움을 극복했음을 강조했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잘 막은 윤영선은 후반에는 독일의 파상공세를 견뎠다. 마르코 로이스, 토니 크루스 등 정상급 미드필더들의 패스를 철저하게 막았다. 그는 "몸을 날려서 무조건 막자는 생각만 했다.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정말 악착같이 뛰었다"고 답했다.
마지막에 이겨 기쁘게 생각한다는 윤영선은 "정말 영광스러운 날이다.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된 날이다. 최강 독일을 상대로 월드컵 첫 출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2-0 승리라 더 기쁘다"며 웃었다.
자신감을 얻고 돌아가는 윤영선이다. 그는 "월드컵 출전 자체만으로 좋은 경험이었다. 밖(벤치)에서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 인생에 있어서도 최고로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 자신감도 생겼다. 팬들이 K리그에 와서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카잔(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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