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도민구단 경남FC의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휴식기로 상승세가 끊길 것 같았던 우려는 재개 뒤 6경기 무패(4승 2무)를 기록하며 승점 36점으로 2위를 기록 중이다. 1위 전북 현대(47점)에는 11점 차이나 벌어져 있지만 3위 수원 삼성(32점)에는 벌릴 기회를 얻은 셈이다.
경남의 돌풍이 더운 여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경기력을 보여주며 무패를 이어가고 있다. 공격력이 꽤 좋은 편인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FC서울에 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20라운드는 경남이 왜 상위권에서 버티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경기였다. 이날 경남은 말컹이 2골 1도움을 하며 3-2로 이겼다. 서울 원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 있는 승리다.
골을 넣는 과정은 비교적 단순했다. 측면의 네게바와 파울링요가 장신의 말컹에게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상대 수비를 깨겠다는 의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알고서도 당하는 것이다.
19라운드에서 경남에 2-2로 비겼던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경남의 스타일은 확실하다. 대형을 내려섰다가 빠른 역습을 하는 것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점유율을 버리고 역습으로 강팀을 깼던 팀들의 스타일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배고픈 선수들이 많거나 경남의 사정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선수들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브라질 트리오 말컹, 네게바, 파울링요 모두 김종부 감독 체제에서 새로 깨어났다.
특히 말컹은 김 감독의 거친 조련을 견디며 성장하고 있다. 196㎝의 장신에도 뻣뻣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른다. 서울전에서도 타점 높은 점프 두 번으로 최영준의 골을 돕고 자신도 골맛을 봤다. 또, 재치있는 움직임으로 선제골도 넣었다. 시저스킥(가위차기)으로 서울 수비를 바보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지난 25일 서울과 FA컵 32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을 벌여 패한 뒤 말컹을 혼냈다. 대충 뛴다는 이유에서다. 김 감독은 "아직도 재능이 많은데 더 노력해야 한다. 열심히 하면 유럽 명문팀에도 가고 브라질 국가대표도 가능한데 경남에 안주하려는 것 같아서 혼냈다. 성격이 좀 여리다"며 웃었다.
세 브라질 공격수가 공격에 집중하는 힘을 얻는 데는 미드필드와 수비를 구성하는 국내 선수들이 있어 가능했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 최영준이 가장 인상적이다. 최영준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볼 전개를 막는다. 상대 공격진과 일차적으로 싸워주다가도 전방으로 빠른 볼 전개를 해주는 등 부지런한 모습을 보여준다.
2011년 경남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안산 무궁화(현 아산 무궁화)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했던 두 시즌을 제외하면 계속 경남에 있었다. K리그1, 2(2부리그)를 모두 겪으며 경남의 실질적인 리더로 우뚝 섰다.
중앙 수비수 이광진은 권용현을 수원FC로 보내고 전천후 자원이다. 측면 수비로 열띤 오버래핑을 보여주다가도 중앙으로 이동해 협력 수비에 열중한다. 김종부 감독의 중요 전략 자원이다. 우주성, 유지훈, 조재철 등 준척급 자원들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자칫 무패로 긴장이 풀릴 것 같으면 김 감독의 불호령도 이어진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는 것도 자주 하면 소용이 없다.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경남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강하지 않은 편이다. 더 잘해야 한다. 그래야 꿈꾸는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도 가능하다. ACL에 갈 능력은 아직 아니다"며 이상보다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고 숨은 잠재력을 뽑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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