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러시아월드컵을 경험한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와 황희찬(22, 잘츠부르크)이 합류했다. 월드컵에서 자신의 위치와 능력을 확인하며 겸손함을 장착한 두 공격수의 합류는 아시아 최강이라 자부하는 U-23 대표팀의 경기 운영이나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와 황희찬은 8일 파주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 합류했다. 귀국 후 첫 훈련이었다. 이승우는 근육 강화 및 회복 훈련 등으로 몸을 만들며 무리하지 않았고 황희찬은 5대2 볼 뺏기 게임이나 9대9 미니게임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의욕을 보였다.
A대표팀에서는 막내급이었던 이승우와 황희찬은 U-23 대표팀에서는 13일 합류 예정인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이자 맏형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이승우는 17세 이하(U-17),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경험했던 이승모(20, 광주FC), 정태욱(21, 제주 유나이티드), 김진야(20, 인천 유나이티드)와 친분이 있다. 황희찬은 고교 시절 라이벌 나상호(22, 광주FC)나 황인범(22, 아산 무궁화)과 친하다. A대표팀에서 종종봤던 김민재(22, 전북 현대)도 있다.
절묘하게도 이승우와 친한 이들은 수비 자원이다. 이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황희찬의 친구들은 공격 경쟁자 또는 2선에서 볼을 배달받아야 하는 협력자다. 손흥민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더욱 가교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황희찬은 월드컵에서 겪었던 선배들의 훈련, 생활 방식은 친구나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생활적인 부분이나 운동하는 부분에서 형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 부분들을 동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며 확실한 이식을 강조했다.
월드컵에서의 아쉬운 활약은 자신을 일부 내려놓는 계기도 됐다. 그는 "월드컵을 치른 뒤 팀으로 돌아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생각했다. 축구 선수 황희찬으로서 모든 부문에서 많이 배웠다"며 금메달 획득에 겸손함과 낮은 자세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승우도 마찬가지, 연령별 대표팀에서 골잡이로 욕심을 부렸지만, A대표팀에서는 체력부터 전술적인 이해까지 한계를 노출했다. 월드컵을 통해 확실하게 배운 것이다. U-23 대표팀 동료들과 효과적인 몸관리와 운동으로 빡빡한 일정을 견디는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그는 "팀으로 돌아가 자신감을 얻었다. 월드컵은 나 자신을 더 발전하게 만든 무대였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잘하겠다"며 헌신을 약속한 뒤 "대회에서 골을 넣었으면 좋겠지만, 일단 원팀으로 가야 한다. 나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는 동료에게 패스해야 한다"며 욕심을 내려놓고 팀플레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안게임은 아무리 강팀이라도 상대의 전략에 말려 애를 먹을 가능성도 있다. 2010 광저우 대회 4강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비에 말려 0-1로 패한 사례가 있다. 월드컵에서 독일이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운 한국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던 아픔이 아시안게임에서도 충분히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승우도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역대 U-23 대표팀 공격진 중 가장 화려하다"는 김은중 코치의 발언에 대해 "화려함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승이 쉽지 않은 대회다. 더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파주=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이영훈 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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