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4년 동안 인내하고 지원하면 발전시킬 감독이라고 확신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수장으로 파울루 벤투(49) 전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임됐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거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투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벤투 감독은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 놓았다. 이후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올해는 충칭 리판(중국)에서 중도 경질됐다.
하향세의 경력을 두고 김 위원장은 "우리가 파악은 하고 있었다. 우리 포르폴리오에 들어있지 않았던 이유는 중국에서 감독을 하고 있어서다. 접촉할 생각이 없었는데 3명의 우선협상 대상과 협상에 진정성을 의심했다. 중국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고 가장 먼저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50대로 향하는 젊고 여러 메이저 대회 경험을 했던 것이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는 "유로 2012에서 보여준 결과와 퍼포먼스가 인상 깊었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는데 독일이 우승팀이었고, 페페의 독일전 퇴장이 있었다. 실력이 검증됐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판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벤투 감독의 경력 하락에 대해 언급했었나.
"파악은 하고 있었다. 2017년 그리스 1부리그에서 68% 승률로 우승을 해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봤다. 중국에서의 어려움은 인정하나 인터뷰 과정에서 보여준 자신감이나 축구 철학은 흔들림이 없었다. 인터뷰 마지막에 내가 진지하게 '당신에게 한국에 오는 것이 왜 중요한가'라고 질문했다. 세르지우 수석코치가 '한국이 아시아에서 강력한 팀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을 통해 월드컵에서 성과를 우리가 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 단점은 있었지만 코칭스태프가 어떤가, 감독의 축구 철학 등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포르투갈 대표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중국 팀에 있었던 훈련 자료를 다 내놓았다. 갈수록 훈련이 발전됐다고 했고 나도 그렇게 느꼈다. 상대 뒤 약점을 파괴하고 영상으로 분석했다. 실력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벤투 감독은 올림피아코스에서 중도 경질된 것으로 아는데.
"도중 나온 것은 알고 있었다. 2위와 7점 차로 알고 있다. 68% 승률이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리스나 중국에서 선수단과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알고는 있었다.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다. 한편으로는 선수들과 관계가 좋다고 리포트를 받았다. 내가 한국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 '당신이 외국에 와서 가장 잘해야 할 것은 존중이다. 선수와 코치, 대중들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주고 지지를 받아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나도 올림픽아코스에서 벤투 감독이 한 선수를 비난, 주장이 반감을 제기했던 일들은 알고 있다. 실패를 통해 성공하지 않았는가라고 본다."
▲한국 코치도 선임하나.
"당연히 논의 했다. '우린 반드시 내국인 코치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했다. 내국인 코치 없이 당신들과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 파트별로 한 명씩 붙일 생각이다. 공격 코치에 한국인 코치를 붙여 맞은 편에서 보도록 하는 방안에 공감했다."
▲벤투 감독 접촉 시점부터 계약까지 걸린 기간은.
"처음부터 벤투 감독은 생각하지 않았다. 먼저 만난 분들은 러시아 월드컵에 일했던 감독들, 한 번 꺾인 분들로 구성했다. 협상 파기가 다 된 시점에서 시장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경력도 좋았다. 오히려 상처가 있어 낫다고 봤다. 월드컵, 올림피아코스, 중국 리그 경기를 다 봤다. '수비는 좋았는데 창조적이지 않았다', '충칭의 경우 결과는 좋지 않았으나 공격적으로 발전돼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떠나기 전날 후보들의 경기를 위원들과 다 봤다. 이 사람의 경력만 보고 만난 것이 아니다."
▲다른 후보들은 어땠나
"협회가 이번에 책정한 금액이 지난 번보다 높아 자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감독에 앞서 대리인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금액을 제시했다. 관심을 보이다가 다른 나라나 클럽에서 제안이 와서 미안하다더라. 우리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두 번째 출장에서 팬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강력한 후보를 만나려 집까지 초대 받아 갔다. 하지만, 자신은 젊고, 가족과 떨어져 4년 반을 한국에 가야하는가에 대한 어려움을 표현했다. '한국 축구를 아느냐'고 했더니 '손흥민, 기성용을 안다'더라.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내가 준비한 영상을 보여주고 '우리가 아시아 정상이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괴리감도 있었다. 다른 한 후보는 '내가 유럽에 있는데 동기부여를 달라'더라. 거액을 말하는 것이였다."
▲벤투 감독을 확신한 이유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매력이 있었던 감독들과 접촉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진정성이 중요하지 않나. 한국에 와야하는 이유가 돈이라면 국내 지도자 키우는 것이 낫지 않나. 실패를 만회하고 싶어하고, 경력도 나쁘지 않다. 열정과 훈련 준비 과정을 내가 다 확인했다. 그렇다면 '와이 낫'이다. 내 결정에 주저하지 않았다."
▲유럽에선 성공하고, 진정성 있어도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 부족도 우려되는데.
"중국에서 실패했어도 체격과 문화가 비슷한 동아시아와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내가 '한국과 중국을 비교하지 말라. 정신력에서 100% 다르다. 지도자를 존중하는 면에서, 육체적으로도 좋다'고 전했다. 중국에 한 번 왔으니까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포르투갈 훈련 방법이 세계적으로 대세다. 아시아에 확산되지 않았을 뿐이다."
▲유럽도 아니고 중국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는데도 확인을 가진 이유는.
"누리꾼들이 그렇게 보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 충칭은 장쑤 쑤닝이나 상하이 상강, 선화처럼 좋은 선수단은 아니다. 감독과 대화를 했다. 감독이 충칭에 갈 당시 구단의 스쿼드가 좋지 않아 '강등권만 아니면 된다. 몇 년간 발전하게 해달라'는 말을 들었다더라. 시작은 좋았지만, 연패가 나왔다. 강등권에 간 적은 없다. 이렇게 변명하면 누리꾼들이 좋아하진 않을 것 같지만, 그 훈련을 받으면 우린 더 좋은 팀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코징스태프도 검증하고 싶어서 다 나오라고 했다."
▲4년 임기 보장 가능한가.
"4년의 긴 기간을 긴 시간을 계획했다. 처음엔 60대 초·중반이면 좋겠다 판단했지만, 4년 뒤 70대가 될 것 같다. 이번에 가서 만난 분 중 하나가 60대 초·중반이었다. 10년 전에 큰 클럽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그들의 스태프가 젊었으면 싶었지만 수준에 실망했다. 꺾여도 젊고 현재진행형으로 발전 가능한, 젊은 사람이었으면 싶더라. 벤투 감독은 '파주 NFC에 사무실을 차려줄 수 있는가. 4년 뒤엔 올라올 17~20세 경기를 봐야 한다'더라. 그런 부문에 만족했다."
▲벤투 감독의 전방 압박과 역습이 한국 축구와 맞다고 했는데.
"자신들의 훈련 모듈을 제출했다. 공격 전개, 역습 방법, 수비, 가로채기 뒤 역습 등에 대해 자신들의 철학이나 훈련을 말했다. 포르투갈의 접근은 상대 분석으로부터 시작한다. 치명적인 곳을 파악해 어렵게 한다."
▲마무리 발언.
"우리가 기준을 너무 높이 잡아 감독 선임위원들이 부담스러워했다. 그래도 대표팀이 국민들께 자긍심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처럼 만만치는 않았다. 결과에 대해 호불호가 있는 줄로 안다. 우리가 동아시아에 있고,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내놓은 결과에 대한 넓은 이해와 인내를 부탁한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