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좌우 쌍포의 위력을 기대하라.'
단기전은 큰 것 한 방으로 승부가 결정날 때가 많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홈런의 중요성은 무척 커진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은 그래서 믿음직한 거포 두 명을 타선에 장착했다. 한 명은 오른손, 다른 한 명은 왼손으로 거침없이 홈런포를 뽑아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바로 원조 홈런왕 박병호(32, 넥센 히어로즈)와 잠실 홈런왕 김재환(30, 두산 베어스)다.
아직 대표팀 주전멤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나란히 대표팀 중심타선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주전 좌익수가 유력한 김현수(30, LG 트윈스)와 함께 3∼5번 중심타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뒤에서 언제든지 큰 것을 칠 수 있고, 뒷 타자의 존재로 인해 앞 타자를 보호해주는 프로텍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조홈런왕과 잠실거포
이들의 파괴력은 이미 리그에서 충분히 검증됐다. 박병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원톱' 거포다. 지난 2016년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2∼2015년 쳐낸 홈런수가 무려 173개다. 2년간의 미국 야구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올해에도 그의 파워는 여전하다. 부상으로 88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33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선두 로맥(SK 와이번스, 37개)에 4개 뒤진 공동 2위다.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김재환이다. 인사이드아웃 스윙으로 힘있게 밀어치는 스윙은 여러 후배들의 표본이 된 지 오래다.
박병호는 "아시안게임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대의 전력이 약하다고 보는 건 금물"이라면서 "선수들이 각자 맡은 타순과 역할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득점에 신경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만심은 경계하면서도 자신감이 가득한 말이었다. 그는 "대표팀은 각팀 중심타자들이 뭉쳤다. 내가 주축선수로서 혼자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숨기지 않았다.
김재환 또한 홈런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탁월한 펀치력은 물론 최적의 발사각도로 마치 마사일을 쏘아올리는 것처럼 장타를 날린다.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한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했다. 2016년 37홈런에 이어 지난해 35홈런, 그리고 올 시즌 33홈런으로 꾸준하다. 무엇보다 홈런치기 가장 어려운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거둔 성적이다. 파워 능력에 비례해 정확성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111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3할4푼, OPS 1.060으로 MVP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프로 1군으로 나서는 첫 국제대회인 만큼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그는 "지금은 말을 하기보다는 대회 준비에 전념해야 한다"며 "자카르타 현지에서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미리 이런저런 얘기부터 늘어놓기보다는 현지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겠다는 뉘앙스였다. 결국 황금빛 금메달로 보답하는 게 자신의 최종 목표이자 임무라는 의미다.
◆"자만은 금물…매 경기 최선"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야구는 변수가 많아 이변이 발행할 수도 있다"며 "일본과 대만은 절대 쉽게 볼 수 없는 팀들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상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평가이지만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가야 한다는 조심성의 표출이다.
대표팀이 목표인 금메달을 수월하게 따기 위해선 타선이 초반부터 점수를 많이 내줘야 한다. 결국 타자들, 그 중에서도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일찍부터 폭발해야 한다. 합작 66홈런의 주인공, 박병호와 김재환의 파워스윙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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