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진 경기를 보면 실점해서 졌던 경우보다 못 넣어서 진 경기가 많았다."
김학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기자회견에서 공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은 단기전이고 일정도 빡빡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운영도 주먹구구식인 데다 일정도 상식을 뛰어넘는다. 하루 쉬고 4강전을 준비하는 등 여러모로 대표팀 운영 주체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든다.
지난 23일 이란과 16강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공수에서 정비된 모습을 보여줬던 한국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는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해트트릭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4-3으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골을 넣었지만, 반대로 실점도 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운영했다. 수비의 핵 김민재(전북 현대)는 "3실점이나 하는 바람에 경기가 끝난 뒤 공격수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제대로 만들어서 실점한 것이 아니라 3번이나 실수로 실점했다"고 말했다.
3주 동안 최대 7경기를 하는 혹독한 일정에서 수비가 매번 무실점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90분 수비 집중력을 보여줘도 추가시간에 실점하며 패배하는 것이 축구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이를 모르지 않는 김 감독은 골을 넣고 이기는 축구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공격진을 이원화,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는 조별예선부터 8강까지 계속 선발로 내보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조별예선 2차전부터 교체로 나선 뒤 키르기스스탄과 3차전부터 선발로 출전 중이다.
둘을 제외한 나머지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고 있다.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나상호(광주FC)가 그렇다. 공격 연계를 해주는 황인범(아산 무궁화)은 빠짐없이 출전하고 있다.
그 결과 황의조는 우즈벡전에서 해트트릭을 해내는 등 벌써 8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넣었다. 황희찬(2골), 손흥민(1골), 이승우(1골), 김진야(1골), 나상호(1골) 등도 골을 나눠 넣고 있다. 경기당 2.8골이다. 5실점도 말레이시아전과 우즈벡전이다. 적어도 골에 대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대표팀이다. '먹으면 넣는다'는 명제를 흔들림 없이 실천하는 중이다.
김 감독의 말대로 한국은 고비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패한 경우가 많았다. 2010 광저우 대회도 북한과 첫 경기에 0-1로 패했고 아랍에미리트(UAE)와 4강전도 연장까지 가서 0-1로 졌다. 상대의 '선 수비 후 역습'에 고전한 결과다. 이번에는 스스로 실수하며 1-2로 패한 말레이시아전을 제외하면 상대가 수비 중심적인 경기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모든 경기에 골을 넣었다는 점도 그렇다.
우승까지는 두 경기가 남았다. 베트남전도 결국, 넣어야 웃는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 체격이나 체력이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심어 놓아 한국을 꽤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아와 8강도 연장 승부에서 골을 넣어 이겼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김학범호 공수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자신들의 책무를 다해야 하는 이유다. 김민재는 "미드필더, 수비진끼리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협력 플레이를 강조했다. 뒤에서 지켜주면 결정력 있는 공격진이 해결해주리라는 믿음이 이어지리라 기대한 것이다.
조이뉴스24 브카시(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 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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