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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두 차례 매운맛, 대만 男배구 '만만찮네'


김호철호 조별예선 이어 4강 리턴매치서도 풀세트 접전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승패 결과는 갈렸지만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지난 30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남자배구 4강전 한국-대만전이 열린 GBK 인도어 볼리볼 홀은 코트 안팎 모두 뜨거웠다.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과 대만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치렀다. 경기는 다소 싱겁게 끝나는가했다. 대만에 1세트를 먼저 내준 한국이 2, 3세트는 비교적 수월하게 따냈다.

성급한 예상이 됐지만 한국의 3-1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대만이 전열을 가다듬고 4세트를 만회하자 경기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의 플레이에도 박수와 함성 소리가 나왔지만 5세트는 달랐다. '언더독'의 선전과 반란을 바라는 기대가 응원에 더해졌다. 국제배구연맹(FIVB) 산정 세계랭킹(2017년 7월 기준)에서 한국은 21위, 대만은 37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이날 두팀의 경기에서는 세계랭킹은 상관이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대만에 앞선다는 평가도 소용이 없었다.

대만은 한국을 코너까지 몰았다. 5세트 중반 애매한 심판 판정까지 더해져 경기 흐름이 대만으로 완전히 넘어깄다. 하지만 한국은 '뒷심'을 제대로 보였다. 세트 막판 최민호(국방부)와 서재덕(한국전력)의 가로막기 두 개에 힘입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만 입장에서는 지난 20일 한국이 속한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 이어 이날도 다잡은 고기를 손에서 놓쳤다. 김호철 한국대표팀 감독도 그렇고 코트에서 직접 대만 선수들을 상대한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 "절대 만만히게 볼 팀이 아니다. 다양한 플레이를 하고 수비가 좋은 팀"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준결승 현장을 직접 찾은 김상우 KBS 배구 해설위원(전 우리카드 감독)도 "대만이 상당히 잘한다"며 "정직하고 깔금한 배구를 하는 것 같다. 미들 블로커(센터)와 사이드 블로킹에서 키가 좀 더 큰 선수들이 있었다면 더 나은 경기력을 충분히 보일 수 있다"고 얘기했다.

수비도 좋았다. 대만이 1, 4세트를 가져간 밑바탕도 견고한 수비에 있었다. 여기에 각 포지션별 평균 신장이 낮다는 단점을 빠른 플레이로 보완했다. 일본과 비슷해보이지만 대만이 갖고 있는 팀 색깔이 분명했다.

매치 포인트가 된 블로킹을 잡아낸 서재덕(한국전력)도 "대만은 워낙 기본기 탄탄하고 빠른 팀"이라며 "1세트 시작부터 힘든 경기를 예상했다. (대만은)좋은 전력을 갖췄고 우리가 앞으로도 신경써야 할 팀"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주 공격 루트였던 속공과 오른쪽 오픈 공격이 더 잘 통했다면. 그리고 중요한 고비에서 나온 범실만 아니었다면 대만이 한국 대신 충분히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도 있었다.

왼손잡이 센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의 공격에 한국 수비는 당황했다. 김 전 감독은 "5세트에서 나온 세터의 속공 시도와 2단 패스 페인팅를 한국이 간파하고 대비했던 부분이 승패 분수령이 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대만의 패배 원인 중에는 국제대회를 비롯한 큰 경기 경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핀치 상황에서 나온 범실도 좋은 예다. 한국은 결승에 올라 12년 만에 다시 한 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상대는 탈아시아 전력을 이미 몇년 전부터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이란이다. 한국을 코너로 몰았던 대만 또한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 도전에 나선다. 3, 4위전에서 카타르를 만난다.

대만이 지금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때는 1998년 방콕 대회다. 대만은 당시 일본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겨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이뉴스24 자카르타(인도네시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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