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중국의 유명 배우 바이바이허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알리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소재보다는 대본의 완성도, 캐릭터의 매력에 집중해 출연 여부를 결정한다고 알린 그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도전을 감행하게 되는 배우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고 알렸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초연'(감독 관금붕)의 배우로 부산을 찾은 중국 배우 바이바이허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중국의 톱스타인 그는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발랄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재치 넘치는 말들로 첫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의 기쁨을 드러냈다.
바이바이허는 '실연 33일' '꺼져버려 종양군' '성형일기' '이별계약' 등의 영화들을 통해 연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활약 중인 중국 인기 배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여성 배우들의 이야기를 그린 '초연'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한국에는 '대륙의 수지'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그지만, 사실 미모 뿐 아니라 연기력 역시 매우 뛰어난 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청순한 첫사랑의 아이콘부터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성형을 결심하는 여성,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본연의 쾌활함을 잃지 않는 인물까지 다채로운 모습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지지를 얻어왔다.
이날 바이바이허는 출연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을 받았다. 정통 멜로부터 로맨틱 코미디, 휴먼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오갔던 그는 "내게 어떤 소재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많이 질문하지만, 내게 소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본의 완성도와 캐릭터를 많이 살피는 편"이라며 "그 캐릭터를 표현하는 나의 방식은 자유롭기 때문에 나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연기가 내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래야만 관객 역시 나의 연기에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자신이 연기한 인물들을 보며 관객이 저마다의 상상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이바이허는 "'초연'을 비롯해 출연 영화들 속 내 캐릭터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분들은 자신만의 생각에 비춰 여러 상상을 하면 좋겠다"며 "아주 복잡미묘하고 다양한 면이 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설명하기보다는 보는 분들께 맡기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관객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캐릭터에 녹아 있는 경우, 바이바이허는 영화에 호감을 느끼곤 한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는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인물을 연기했고, 사실 영화 속 비중이나 대사량이 크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이 인물이 전달하려는 모든 내용이 내적으로 완벽해 출연을 결정했다. 인물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밥을 사주며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다양한 도전을 이어온 것에 대해선 "모든 배우들은 똑같은 것 같다"며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기회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와 대본의 관계는 마치 연애 같다"며 "내가 찾을 땐 오지 않다가, 주어진 인연 안에서 언젠가 찾아온다. 그 때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면 될 것 같다"고 진중한 답을 내놨다. 바이바이허는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졌을 때 과감하게 도전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알렸다.
인터뷰 내내 밝고 유쾌한 표정으로 매력을 보여준 바이바이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는 자리에선 지나치게 긴장을 한다고 고백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소규모로 진행된 이날의 라운드 인터뷰 같은 자리와 달리, 영화제의 레드카펫이나 기자회견 등 군중이 모이는 자리를 어렵게 느낀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열정적인 사람 같다'는 말을 들으면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적으로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며 "레드카펫 같은 것을 제일 싫어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그는 "친해진 사람들에겐 이런 (장난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내 첫 인상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데뷔한지는 약 15년, 하지만 영화계에 뛰어든 것은 약 8년이 됐다. 1984년생인 그는 올해 34세다. 바이바이허는 "다른 배우에 비해 영화를 늦게 시작했다"며 "어릴 때부터 차근 차근 영화계에서 발판을 다진 쪽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노하우와 경험도 쌓이는 것 같다"며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직 바이바이허의 영화를 접하지 못한 한국 관객들에게 출연작 중 한 편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는 다시 장난스런 미소와 함께 난감한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자신의 영화를 직접 추려 선택해달라는 질문에 민망함을 보여 오히려 기자들과 동석한 관계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건(내 영화를 추천하는 일은) 내가 제일 잘 못하는 것"이라며 "사실 '꺼져버려 종양군'을 많이 추천하고 싶다. 물론 이번 작품도 추천하고 싶은 영화"라고 답했다. '꺼져버려 종양군'은 지난 2016년 한국에서도 개봉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 바이바이허는 극 중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도 쾌활하게 삶을 이어가는 주인공 슝둔 역을 연기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올해 첫 방문한 그는 공식 일정이 마무리된 후 부산의 맛집들을 돌아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한국의 팬들이 자신을 알아볼 수 있지 않겠냐고 묻자 "노메이크업으로 나가면 아마 이 자리의 기자들도 날 못알아볼 것"이라고 말해 또 한 번 폭소를 안겼다.
인터뷰가 마무리되던 무렵, 앞서 한국 배우 중 하정우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그에게 "다음 부산국제영화제에 꼭 다시 방문해 하정우와 만남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하자 "꼭 다시 오겠다"는 답을 들려줬다. "이렇게 약속했으니 내년엔 작품이 없어도 반드시 온다고 해야겠다"며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보여줬다.
한편 '초연'은 왕년의 스타 여배우 위안시울링이 남편과 사별한 후 1년 만에 트렌스젠더 감독 안오양의 연극 '두 자매'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라이벌 허위원과 그리는 극적인 드라마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4일 개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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