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 기자] 무려 정규앨범 14집이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정규앨범 숫자에서부터 그의 발자취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단순히 숫자만 쌓여가는 것이 아니다. 임창정은 "이제 성적보다 지인이 된 팬들의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는 여전히 쟁쟁한 후배 가수들 사이에서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가수, 과거에도 지금도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로 감동을 전해주는 가수다.
임창정은 9월19일 정규앨범 14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를 발표했다. 임창정이 작사하고 작곡 편곡에 참여한 동명의 타이틀곡은 음원 공개 후 전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이전의 임창정표 발라드와는 좀 다르다. 임창정 특유의 음색과 호소력 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임창정식 감성 발라드에 알앤비, 팝 장르들을 결합한 새로운 색깔의 발라드곡을 만들어냈다. 쓸쓸한 느낌의 어쿠스틱 기타가 곡의 전반부를 이끌고 곡의 후반부에 나오는 아이리쉬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임창정의 보컬이 감성을 극대화한다.
"멜로디 라인이나 구성은 비슷하지만 편곡이 많이 달라졌어요. 지인들도 처음 듣고 당황했을 정도에요. 사실 제가 이런 편곡을 잘 안 해요. 실제 드럼을 치고 기타를 치고 정통 발라드로 하는데 이번엔 늘 하던 것과는 좀 다르게 하고 싶었어요. 팬 분들이 30~50대만 있는 게 아니라 제 아들 친구들도 저를 알더라고요. 비트감을 좀 더 주고 싶었고 다르게 편곡을 했어요."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읊조리면서 차곡차곡 쌓아올리다가 후반부에 터지는 감정 그리고 그때 절규하듯 터지는 고음이 전율을 선사한다.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고음은 임창정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임창정은 이번 곡을 녹음하면서 고음을 반키 낮출 수밖에 없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들려줬다.
"곡을 쓸 때는 얼마나 높은지 잘 몰랐는데 녹음실에 완창이 안 되더라고요. 후렴만 부르면 또 되는데 라이브를 위해서 반키만 낮추자고 했어요. 녹음하고 음을 확인했더니 3옥타브 도에서 왔다갔다 하더라고요. 처음 라이브를 하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라이브 버전은 반키를 더 낮췄어요. 내 자신을 알았고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에요.(웃음)"
임창정은 앨범을 완성한 뒤 가장 먼저 팬들에게 들려줬다. 임창정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팬들이고 그들이 좋아하면 만족스러운 앨범이기 때문이다.
"팬들이 이제 30~40대가 많아요. 같이 술을 마시기도 하고 이젠 팬이 아니라 지인이에요. 이번 앨범도 1차 검증에서 끝났어요. 이들이 좋아하면 끝난 거거든요. 반응이 별로인 곡들도 있어요. 그래서 더 들려주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그래요. 15명에게 전곡을 다 들려주고 타이틀곡을 맞춰보라고 했는데 13명이 맞췄어요. 이젠 그들이 제작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반응을 해줘요."
임창정의 이번 앨범은 팬을 위하는 마음으로 끝난다. '땡스 투'에 '잠시나마 그 일들을 잊고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는데 팬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다.
임창정은 1997년 가요대상을 수상했고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곡으로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더이상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팬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이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지금이 행복하다. "뭘 해도 괜찮으니까 노래만 해달라고 한다"는 팬들을 위해 임창정이 할 수 있는 건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노래를 할 수 있게 허락된 지금이 되게 행복해요. 성적 욕심은 없어요. 그동안 많이 해왔고 아티스트로서 음악 스타일을 바꿔가면서 뭔가를 들려드리고 그럴 역량도 안 되고 그럴 마음도 없어요. 저도 잘 기억 못하는 제 노래 제목까지도 기억해주시는 팬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전 거기서 끝이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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