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4번타자의 부재는 치명적이었다.
그저그런 4번이 아닌 올 시즌 MVP 후보로 꼽히는 김재환의 갑작스런 이탈은 예상대로 큰 타격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7로 힘없이 졌다.
경기 전 스윙연습 도중 두산 선수단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김재환이 급히 병원으로 이동한 것이다. 인근 병원에서 X-레이와 MRI 촬영까지 했자만 정확한 증상 파악이 어려웠다. 결국 김재환은 서울로 이동해 8일 구단 지정병원에서 재검을 받을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이날로 예정된 4차전 출전이 어렵다. 김태형 감독은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김재환의 4차전 출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앞서 잠실에서 열린 두 경기에서 합계 8타수 4안타(2루타 2개)로 맹타를 터뜨린 그다. 특히 두산이 7-3으로 승리한 5일 2차전에선 2루타 2개 포함해 4타수 3안타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올시즌 44홈런을 쏘아올린 그가 4번 타순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에게는 무척 큰 위협이 된다.
가장 중요한 3차전을 내주면서 1승2패로 몰리게 된 두산으로선 결국 기존 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유독 부진한 박건우와 오재일의 방망이가 살아나야 반격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정규시즌 125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를 기록한 박건우는 이번 가을 꾸준히 3번 타자로 나서고 있지만 3경기 12타수 무안타 침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볼넷으로 한 번 출루했을 뿐 특유의 정교하고 경쾌한 스윙이 실종된 모습이다.
하위타선의 4번타자 역할이 기대됐던 오재일 또한 깊은 수렁에 빠진 상태다. 시즌 27홈런과 OS 0.912를 기록한 그는 한국시리즈 3경기 타율 9푼1리(11타수 1안타)에 그쳤다. 장타와 볼넷 없이 단타 1개만 기록했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펄펄 난 모습과 극과 극이다.
김 감독은 전날 경기 후 타순 변화를 강하게 시사했다. "(4번) 최주환과 (5번) 양의지만 확실하다. 선두타자를 박건우로 가져갈지, 아니면 그간 주전으로 기용되지 않았던 백업선수를 선발로 기용할지 코치들과 논의해볼 것"이라고 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직행팀의 우승 확률은 85%에 달한다. 하지만 93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자칫하면 한국시리즈 타이틀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비 예보가 있는 이날 4차전 마저 빼앗긴다면 우승 가능성은 무척 희박해진다. 두산이 반전의 기틀을 만들지, 분위기를 탄 SK가 여세를 몰아 4차전까지 쓸어담을지 시리즈의 행방을 가를 중요한 일전이 인천에서 열린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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