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다음 시즌 광주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 선 헥터 노에시(도미니카 공화국, 31)를 볼 수 있을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KIA는 다음 시즌을 대비해 외국인 선수들을 정비하면서 헥터와의 재계약 방침을 굳혔다. 한국에서 2년간 정상급 활약을 펼친 헥터도 한국과 KIA에 만족해 하고 있어 재계약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요즘 기류가 다소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헥터가 KIA의 재계약 제안에 확답을 주지 않으며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이 끝나면서 '자유의 몸'이 된 헥터는 요즘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티그레스 델 리세이 소속으로 2경기에 등판해 10이닝을 소화했다. 중남미 선수가 윈터리그에서 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헥터는 KIA에 몸담은 지난 2년간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건너뛰었다.
다음 시즌을 대비해 메이저리그 등 해외 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자신을 선보이려는 일종의 '보여주기' 무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올시즌 몸값만 200만 달러인 헥터가 KIA와 재계약을 주저하는 모습은 결국 달라진 세법이 큰 이유로 꼽힌다.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 거주자'로 분류되는데 지난 6월 높아진 세율로 종합소득세에서 최고 세율인 44%를 적용받는다.
이전에는 소득의 22%만 납부하면 됐지만 무려 2배가 오른 세법 때문에 많은 고액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잔류를 꺼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연봉 170만 달러를 받은 헥터는 지난 2년치 미납분까지 소급적용받아 실제 수령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올시즌 뛴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내년 시즌 재계약이 결정된 선수는 4명 뿐이다. 타일러 윌슨(LG) 제이크 브리검·제리 샌즈(이상 넥센) 제라드 호잉(한화)이 그들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게 되는데, 이들 신규 외국인 선수들은 첫해 몸값으로 100만달러 이상을 받을 수 없다. KBO의 바뀐 규정 때문이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헥터 등 장수 외국인들을 점점 보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단기간에 강렬한 임팩트를 끼칠 수 있는 즉시전력감 거물들의 한국무대 진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기존과는 달라진 환경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적당한 몸값에 쓸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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