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 "'범죄도시'서 드러내고, '말모이'서 숨기고…절절함 그렸다"(인터뷰)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배우 윤계상이 전작 '범죄도시'에서와 전혀 다른 캐릭터로 스크린에 돌아온 소감을 말했다.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 제작 더 램프㈜)의 개봉을 앞둔 배우 윤계상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윤계상은 극 중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아 전작 영화 '범죄도시'에서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범죄도시'의 장첸이 눈빛부터 내면까지 모두 악한 인물이었다면 정환은 조선어학회 대표라는 막중한 책임 아래 중압감을 느끼지만 속내는 따뜻하고 순수한 캐릭터다.

이런 차이에 대해 윤계상은 "장첸은 드러내야 악이 보여지는 면이 있었고 정환은 숨길수록 보여지는 인물이었다"며 "'이 인물의 아픔이 이 정도야' 하는 순간 정답처럼 수준이 측정되지 않나. 오히려 감추면 상상이 되고 보는 이들에게도 그 상상이 증폭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환의 역할은 그것 아닐까 했다"라며 "감추고 드러낼 수 있지만 참는 방향으로 연기했는데 참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민족에게 아주 특화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너무 참아 문제인 민족이라고도 생각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것을 보고 오히려 더 절절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며 "판수는 감정이 휘몰아치다 정환같은 면을 얻게 되고 정환은 조금 마음을 내려놓게 되지 않나. 그 비슷한 지점을 꿋꿋이 가져가야 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윤계상은 '범죄도시'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진선규의 선전에 진심으로 기쁜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절친한 사이임을 자주 드러내 온 두 사람은 오래 친분을 유지하며 응원을 주고받고 있다.

윤계상은 "선규 형은 너무 열심히 하고 계시더라. 어제도 통화했는데 너무 바쁘더라"고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어 "형의 진가가 알려진 것이 좋다. 너무 오래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 시간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며 "나는 진선규의 옆에 있는, 진선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 선규 형의 자리가 그의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더 높이 훨훨 날아오르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모이'는 오는 2019년 1월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