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팬들의 인기 지분 50% 이상을 가진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에게 고민의 시간이 왔다.
이승우는 2019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극적으로 승선했다. 나상호(FC도쿄)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 선수'로 아랍에미리트(UAE)행 비행기를 탔다.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이승우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친분을 쌓은 황의조(감바 오사카), 황인범(대전 시티즌) 등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아시안게임 종료 후 국내에서 치른 네 번의 A매치 관중몰이에 이승우의 역할은 상당했다. 여성팬들이 이승우를 보기 위해 자리 경쟁을 펼칠 정도였다.
물론 생활과 그라운드 안의 경쟁은 180도 다른 문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최초 이승우를 대표팀에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 "해당 포지션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고 선을 그었다.
벤투호 공격 2선은 차고 넘친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청용(보훔), 황희찬(함부르크) 등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자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전진이 가능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에 어느 위치나 소화 가능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까지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들을 철저하게 실력과 자신의 전술에 녹아드는지 검증하고 있다. 대표팀 생활은 자율적으로 풀어주지만, 훈련은 다르다. 확실한 질서 안에서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발탁이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승우는 필리핀과 1차전은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 걸렀고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16일(한국시간) 중국과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는 어떤 방식으로라도 출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승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대기 명단에 있었던 이승우는 몸을 열심히 풀었지만, 후반 43분 손흥민을 빼고 구자철이 교체로 나서자 물병을 걷어차는 등 분노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와 함께 아직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이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투쟁심이 뛰어난 이승우라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되는 장면이었다. 과거 이승우는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인해 작은 동작에도 오해를 받고는 했다. 하지만, 연령별 대표팀이라 이해됐을 뿐이다. A대표팀은 180도 다르다. 보는 눈이 훨씬 많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이승우가 팀 조직력을 깨는 행동을 한다면 감독의 생각과 시선은 또 달라질 수 있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전 주장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현 주장 손흥민, 부주장 김영권도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성장했다는 것을 이승우가 참고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 대회는 진행 중이고 뛸 경기는 많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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