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닥터탐정'이 사회고발 드라마의 새 장을 연다.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밝히는 이 드라마가 SBS의 새로운 힘이 될 수 있을까.
16일 서울 양천구 SBS 홀에서 SBS 새 수목드라마 '닥터탐정'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박진희 봉태규 이기우 박지영 이영진 류현경 정강희 후지이 미나가 참석했다.
'닥터탐정'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박진희는 "20대 때 환경문제로 치열하게 살아왔다. 서른이 지나며 그런 열정이 사그러질 때, 아이를 낳고 사회 문제를 외면하면 안된다는 마음을 다시 먹었다. 그 때 이 작품을 만났다. 대본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무법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문장을 읽고 감독님을 만나 정말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진희는 "감독님을 만나 이 작품에 대한 확신을 얻고 있다. 감독님이 '그것이 알고싶다'를 만들었다. 때문에 진실을 왜곡하지 않는 힘이 있다. 분명히 전달돼야 하는 진실을 힘있게 전달하고 있더라"고 말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박진희는 산업재해 현장의 미확진질환센터에 합류해 은폐된 재해와 감춰진 질환들을 발굴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도중은을 맡아 연기한다. 박진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다. 일터에 계신 분도, 실제 사건을 겪은 분들도 거짓말이라고 느끼지 않게끔, 부끄럽지 않게 작품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태규는 임기응변이 넘치고 처세술이 능한 천부적 감각의 UDC 수석연구원 허민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봉태규는 "정의감이 앞선다기보다는 감정에 앞서서 잘못된 걸 두 눈 뜨고 보지 못하는 캐릭터"라 설명했다. 봉태규는 "이 작품의 소재가 신선했다. 허민기라는 캐릭터를 내가 잘 연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리턴' 악역 후 고민이 많았는데, 주도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끌렸다"고 말했다.
이어 봉태규는 "감독님을 만나 얘기했는데 정말 이상한 사람이더라. 처음 만나서 작품 얘기 아닌 다른 얘기들을 굉장히 설득력 있게 하더라. 좋은 얘기 없이 자기 얘기만 했다. 그런 감독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차갑게 바라보고 있더라. 또 실제 사건을 스토리텔링한다면 어떨까 궁금했다. 1회를 미리 보니 정말 좋더라. 처음 접하는 드라마가 될 거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봉태규와 박진희는 '리턴' 이후 오랜만에 다시 조우했다. 봉태규는 "박진희는 현장에서 중심을 잘 잡아준다. 허민기 캐릭터가 감정의 진폭이 커서 박진희가 든든하다. '리턴' 이후 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서 부담을 많이 느꼈다.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을 하다가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한 뒤 "이런 얘기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잘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진희 역시 봉태규와 조우 이후 소감을 밝혔다. 박진희는 "예고편을 보면서 배우들끼리도 '너무 재밌지 않냐', '너무 잘 되면 어떡해?'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들끼리의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뜻이다. 봉태규는 다른 호흡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서 호흡을 맞춘게 영광이다. 이기우는 정말 거리낌 없고 의지하게 되는 배우다"고 밝혔다.
또 박진희는 "박지영이 공일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모든게 완벽해졌다는 생각을 했다. 박지영은 내 롤모델이다. 제대로 된 '워맨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영진은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멋있는 배우다. 그런 배우와의 작업이 굉장히 즐겁다. 이런 케미스트리가 없었다면 저런 예고편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기우는 진실을 조작하는 TL그룹의 보이지 않는 손이자 산업재해 현장 사이에서 결정적인 수를 내보이는 후계자 최태영을 맡았다. 이와 관련, 이기우는 "원래 키가 커서 키다리 아저씨 역할만 맡았는데 최근 2~3년 사이 악역 제안이 들어오더라. 이 드라마 전 악역을 두 편 했는데 재미를 느꼈다. 주변에서도 더 깊이있는 악역을 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기우와 악역의 괴리감에서 오는 불편함을 즐기며 연기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기우는 "또 '산업재해'라는 관심이 큰 소재에 대해 드라마가 나온다고 하더라. PD 역시 내가 좋아하는 '그것이 알고싶다'의 PD였다. 공개적으로 얘기하긴 껄끄럽고 미안한 주제지만, 드라마를 빌려 소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악역이지만 참여하고 싶었다. 단순히 악한 역할이 아니라, 조금은 복합적인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영진은 "'노동자', '갑질', '인권' 등이 사회적 화두다.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주체적인 여성 역할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잘 맞아떨어졌다. 하고 싶은 이야기면서 '해야 할 이야기'였다. 개인적인 신념과 가치관,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비슷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닥터탐정'은 '그것이 알고싶다' 박준우 PD가 연출을 맡았다. 예능 PD가 아닌 시사교양 PD가 드라마를 맡는 건 흔치 않은 터. 다큐멘터리 PD와 호흡을 맞추는 소감과 관련, 박지영은 "역할의 차이보다는 인간의 차이가 있다. 박준우 PD는 정말 합리적이다. 스태프가 왕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너무 더울 때 두시간 반을 쉬었다 촬영했다. 한더위에는 촬영을 멈추는 것이다. '이런 따뜻한 인간이 있나' 싶었다. 우리 현장엔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이 없다. 그 사람의 성정이 현장에 녹아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진희는 "시사를 하고 왔기 때문에 현장을 많이 다녔다. 좋은 드라마와 영화는 연기가 좋으면 조명과 카메라가 어떻든 상관이 없다. 이 작품이 그렇다. 해를 거듭할수록 믿음이 간다"고 밝혔다. 봉태규는 "날 것의 느낌이 강한 PD다. 장르 드라마의 익숙한 커트나 흐름이 없다.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 많다. 사람들이 작품을 진짜로 받아들이는걸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NG가 나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닥터탐정'을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영진은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라 말했고, 박진희는 "버라이어티하다"고 강조했다. 봉태규는 "4회까지 편집이 됐다. 1회보다 2회가, 2회보다 3회가, 3회보다 4회가 재밌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고 말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닥터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이다.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와 '그것이 알고싶다'를 연출한 박준우PD가 만나 차별화된 리얼함과 디테일이 담긴 박진감 넘치는 극을 꾸밀 예정. 17일 오후 10시 첫 방송.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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