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60일, 지정생존자'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국회의사당 테러의 배후로 알려졌던 VIP는 테일러샵 직원 김실장이었다. 미스터리한 김실장을 더욱 의미심장하게 그려낸 배우 전박찬을 만났다.
전박찬은 2009년 연극 '매일 만나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사랑했었다'로 데뷔한 10년차 배우. '7번국도' '에쿠우스' '맨 끝줄 소년' 등 다양한 연극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그의 첫 TV 매체 도전작이다.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 전박찬은 극중 테일러샵 직원으로 위장한, 국회의사당 테러의 주범으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최근 조이뉴스24와 만난 전박찬은 "유종선 감독님과 학교 선후배 사이로, 오랜시간 알고 지내왔다. 하지만 드라마 작업을 함께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전박찬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를 졸업했다.
그는 "김실장은 초반엔 순종적이고, 존재감이 없지만 후반부에 테러의 중심을 잡게 된다"라며 "국가에 헌신했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국가에 복수를 꿈꾸게 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김실장의 정체가 남북화해 모드가 조성되면서, 정부로부터 존재를 부정당한 북파공작원 김수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그는 "드라마에 드러나진 않지만 사회적 참사의 생존자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1990년대 국내에서 벌어진 사회적 참사 기록을 찾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소설도 읽었다. 당시 생존자가 현재 한국사회를 살아가면서 느낄 감정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전박찬은 그간 사회적 참사를 소재로 한 연극에 여럿 참여해왔다. 삼성 반도체 피해자 유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7번 국도', 한국전쟁 양민학살을 다룬 '말들의 무덤', 그 외에 세월호 참사 기획 초청공연에도 참여했다. 연극 무대에서 느낀 감정을 브라운관에서 펼쳐내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김실장을 그냥 사이코패스로 표현하면 실패라고 생각했어요. 시청자들이 얼마나 김실장의 악행에 공감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타당성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최대한 인간미를 빼고 낯선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는데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주셨을지 모르겠네요."
테일러샵의 김실장은 다양한 스타일로도 화제를 모았다. 형형색색의 수트를 비롯해 행커치프, 베스트, 안경 등 다양한 소품도 눈길을 끌었다. 168cm의 단신인 전박찬은 완벽한 스타일을 위해 수트를 족히 100벌은 입어봤다고.
그는 "키가 작은 편이라 수트를 입을 기회가 적었다. 매회 수트를 입어야 해서 초반엔 당황했다"라며 "수트를 원 없이 입었다. 이제는 꼴도 보기 싫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곧 "시청자들이 매번 바뀌는 의상이 재밌다고 해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키가 작고 왜소한 제가 체격 좋고 키도 큰 이준혁, 김주헌 등과 맞대결을 하는 장면이 묘한 느낌을 선사한 것 같아요. 비록 작은 키지만 연기할 때 만큼은 제가 180cm로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②로 계속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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