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프로듀스101'으로 Mnet을 오디션 왕국으로 만들었던 안준영 PD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 생방송 문자 투표 조작 혐의를 인정했다.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아이즈원은 11일 예정된 컴백을 미루고 컴백쇼를 취소했으며, 이들이 출연한 예능은 연이어 통편집을 선언했다. 엑스원은 데뷔 직후부터 조작 논란에 휘말리면서 지상파 문턱도 넘지 못했고 컴백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
안준영 PD가 구속되니 Mnet은 그제서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짤막한 사과문만 내놨고, CJ ENM은 여전히 말이 없다. 경찰 조사 발표 이후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하지만, 그 전에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 없이 Mnet과 안준영 PD만을 앞세운 채 그 뒤에 숨어있는 모습은 참으로 없어보인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건 역시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향후 활동 여부다. 쉽게 말하면 강행 혹은 해산이다. 다만 현재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연예계 관계자들도 이들의 활동 여부를 쉽게 재단키 어렵다.
강행을 할 것이라 보는 시선은 다음과 같다. 아이즈원은 이미 전원 CJ ENM과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 또 이미 구축된 해외 팬덤 및 현재까지 갖춰진 국내 팬덤만으로도 충분히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 아이즈원 엑스원 멤버들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그들을 해체시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점이다.
또 해산을 할 것이라 보는 시선도 있다. 이미 국내 여론은 극악에 다다랐다는 점, 안준영 PD가 스스로 혐의를 시인하면서 '국민이 뽑은 그룹'이라는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는 점, 활동 강행 시 CJ ENM이 쌓아올린 '문화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이 간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제 '프듀' 사태는 소소한 연예 이슈를 넘어서버렸다. 하태경 의원은 시청자가 Mnet 등 방송국의 부정을 감시하고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프듀X 국민감시법'을 발의했고, 투표 조작 사태의 영향으로 CJ ENM의 주가는 급락했다. 여론도 이대로라면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국내 활동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각 멤버들의 이미지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소속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엑스원의 경우, 그룹의 수입도 없는 상황에서 엑스원의 이미지는 '조작 그룹'으로 타격을 입은 데다가 활동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 해산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 역시 거대 기업 CJ ENM 앞에서 총대 메고 "우리 아티스트 빼달라"고 말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이들을 제외한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도 차갑기 그지없다. 한 관계자는 조이뉴스24에 "CJ ENM이 기업 이미지와 돈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이즈원, 엑스원의 존폐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며 "CJ ENM이 단순히 수익 때문에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놓지 못하는거라면 더 큰 걸 잃고 있진 않은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 일갈했다.
꿈을 향한 수많은 연습생들의 도전에 안준영 PD의 사심과 소속사의 야심이 아주 그릇된 방식으로 스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준영 PD는 제 입으로 "PD픽은 없다"고 말했고, CJ ENM과 Mnet은 저들이 한류의 중심인 양 "위 아 케이팝"이라 떠들었으니 참 웃기지도 않은 수식어다.
여전히 CJ ENM은 내달 일본에서 진행되는 MAMA 개최를 준비 중이고, 서바이벌 조작 논란으로 나라 망신을 시킨 가운데서도 '투 비 월드클래스'를 방영 중이며 내년엔 '십대가수'라는 서바이벌을 또 내놓는다고 공표했다. 반성이라고는 없는 후안무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서바이벌 조작 후 눈 막고 귀 막은 CJ ENM이라니. '문화 대통령'을 꿈꾸던 분들의 당당하던 기세와는 어찌 영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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