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오빠 권모씨, 정준영·최종훈보다 구형량 높은 이유

[조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집단 성폭행 및 불법 촬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이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받았다. 하지만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 오빠로 알려진 권모씨가 정준영, 최종훈보다 무거운 형량인 징역 10년이 구형돼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3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소녀시대 유리 오빠 권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검찰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복지 시설에 10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상정보 고지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신상정보가 등재되며, 이들에 대한 전자발찌 착용 여부도 향후 정해질 전망이다.

권씨의 형량이 정준영, 최종훈보다 높은 이유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지만, 일각에서는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은 점이 가중 처벌의 원인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앞서 권씨는 2006년 12월 지인들에게 대마초 거래를 알선하고 대마초를 3차례 피운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권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약혼자와 가족, 공인의 신분으로 평생 살아야 하는 동생에게 죄를 나누게 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평생 마음에 각인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정준영에게 징역 7년을, 가수 최종훈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들 3명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에서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특수준강간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정준영은 2015년 말 빅뱅의 승리(이승현·29) 등 연예인들이 참여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도 받는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이런 동영상 촬영·유포 혐의는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여성들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집단 성폭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을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해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도 정준영의 변호인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증거 능력이 없어 피해자 진술만으로 범죄 혐의를 판단해야 하는데, 진술에 모순이 있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종훈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방탕한 생활을 한 것은 맞으나, 집단 성폭행에 개입한 적이 없고 그럴 만한 배포를 가진 사람도 아니다"라며 "기록을 살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정준영은 최후진술에서 "한 번도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지 못했는데, 사과드리고 싶다"며 "한 번이라도 상대를 배려했다면 상처를 드리지 않았을 텐데, 저의 어리석음이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만, 도덕적으로, 카톡을 통해 수치심을 드리고 기분 나쁘게 한 점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종훈은 "어린 나이에 인기를 얻었지만 겸손하지 못하게 살아왔고, 부도덕한 행동을 이제 와 사과드리는 것이 부끄럽다"면서도 "특수준강간이라는 죄명은 너무 무겁고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권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성관계를 한 사실은 인정하나 당시 피해자가 정신이 있었다"며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주장했다. 또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는 공소 사실 역시 부인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9일 오전 11시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