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해 온 '믿고 보는 배우' 라미란이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로 돌아왔다.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다. '김종욱 찾기'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라미란이 국회의원 주상숙 역을 맡아 코믹 열연을 펼친다.
주상숙은 당선을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불사하던 대한민국 넘버원 뻥쟁이. 하지만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진실의 주둥이'를 얻게 되면서 고난을 맞이한다.
라미란은 이런 주상숙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을 공고히 했다. "웃기기 위해 작정하고 연기했다"는 라미란의 필사적인 각오가 통한 것. 이를 입증하듯 '정직한 후보'는 지난 12일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고, 연일 정상을 차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라미란은 개봉 직전까지 "코미디가 힘들다", "웃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끊임없이 했다. 대중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가 '코믹'이다 보니까 기대를 많이 하기 때문에 더더욱 부담이 됐다는 것. 라미란은 "저는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다. 떠들썩한 느낌도 아니다. 그냥 둘러치는 스타일인데 이 영화에서는 일차원적인 코미디를 해야 했다. 그래서 애를 좀 먹었다. 하면서도 '이게 웃긴가'라는 의심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나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원톱 주연이다 보니 생기는 부담감도 컸다. 라미란은 "혼자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사건을 끌고 가야 하고 상대에게 액션을 던져주기도 해야 하니까 부담스럽더라. 코미디 장르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분량이 엄청 많았다. 그래도 같이 연기한 배우들이 찰떡 같이 리액션을 해주셔서 장면마다 잘 살려주셨다"라고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라미란은 "소중하게 얻은 기회"라며 "제가 잘해야 다른 배우들도 기회가 많아질 것 같아서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톱에 대한) 부담을 안 느끼려고 한다. 책임감이나 부담을 가지기엔 아직 제가 부족한 것 같다. 다들 책임감이 느껴지느냐고 묻는데 그보다는 '조금 더 가야겠다'는 부담감 같은 건 있지만 책임을 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여성 원톱 영화가 만들어지는) 분위기들이 생기는 것은 좋다. 그렇기 때문에 '정직한 후보'가 잘 되어서 계속 이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라미란은 주상숙의 변화를 '순수했을 때', '세상에 찌들어 거짓말을 할 때', '거짓말을 못하게 됐을 때', '거짓말을 못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것을 느끼고 받아들일 때' 등 4단계로 분류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숙이 확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나오는 것들이어야 하기 때문에 오버 액션은 안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고, 웃는 것 역시 예상하기 힘드니까 감독님과도 완급 조절에 대한 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에 대해 "정치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 다르게 보실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는 여지는 남겼다.
이어 "'정직'은 미덕이긴 하지만, 계몽하는 영화도 아니고 '꼭 이렇게 하자'도 아니다. 그저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서 크게 웃고 가시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저희도 메시지보다는 단순하게 어떻게 하면 재미를 줄 수 있을까에 집중을 했다"고 다시 한 번 '웃음'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굉장히 다재다능한 배우로 통한다. 장르의 한계를 무너뜨리는 연기 스펙트럼은 물론이고 '언니들의 슬램덩크', '진짜 사나이' 등의 예능에서도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언니쓰 멤버로 걸그룹 활동까지 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예능을 통해 자신을 알릴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낸 라미란은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믿음에 배신을 때리지 말아야 할텐데...보통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당연하게 '그렇죠'라고 얘기하는 배우가 어디에 있겠나. 그런 타이틀을 달아주실 때 더 잘해야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는 배우 생활이 만족스럽고 재미있었다. 지금도 재미있어서 계속 하고 싶다. 사실 잘만 되면 이만한 직업이 없는 것 같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다른 인물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 저처럼 싫증을 잘 내는 사람에게는 최적화된, 최고의 직업인 것 같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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