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뮤지컬 전성시대, 대중은 전면에 나선 스타만을 기억하지만 그 뒤에는 작품의 숨은 공로자, 앙상블 배우들이 존재한다.
앙상블은 주인공 뒤에서 춤과 배경을 만드는 뮤지컬의 코러스 배우다. 이들은 코러스를 넣거나 움직임, 동작 등으로 생동감을 더한다.
tvN '더블캐스팅'은 누구보다 열심히 뮤지컬 무대를 채우고 있지만 주목 받지 못했던 앙상블 배우들에게 무대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 지난 22일 첫 방송됐다.
첫방송을 앞두고 마포구 상암동에서 '더블캐스팅' 연출을 맡은 이민정 PD를 만났다. 이민정 PD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비록 뮤지컬이 마니아 장르이긴 하지만 앙상블 이야기는 다같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앙상블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를 밝혔다.
첫방송에서는 그간 주연으로 발탁되지 않은 것이 도리어 의아할 정도로 실력과 매력을 겸비한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대 부터 3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앙상블 배우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더불어 뮤지컬의 주옥같은 넘버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민정 PD는 "가수가 아닌 뮤지컬 배우를 뽑는 오디션이라 평가 포인트가 다르다. 열창하면 극찬받는 무대가 아니다.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더라"라며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풍성할 것"이라고 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분명히 주목받을 분들이 계실거라고 믿어요. 현업에 계신 분들이라 노래와 춤의 기본기를 갖추고 계시거든요. 여기에 개별적인 '매력'이 더해진만큼 시청자들도 '입덕'할 수 있을 거예요.(웃음)"
프로그램을 이끄는 5인의 멘토들도 눈길을 끈다.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가고 있는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한 것. 마이클 리, 차지연, 엄기준, 한지상, 그리고 이지나 연출은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때론 따뜻한 위로를, 또 때론 따끔한 충고를 건넸다. 특히 실제로 앙상블 경험이 있는 배우들의 경험담은 출연자들에게 위로와 자극이 됐을 터.
차지연은 가수 준비 중 일본 극단에 입단해 앙상블을 경험했다. 한지상은 당초 배역 배우로 시작했으나 이후 앙상블로 강등, 다시 성장한 케이스다. 엄기준 역시 4년간 앙상블로 활약한 만큼 앙상블 배우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황.
이 PD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꼭 뮤지컬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지금은 어느 직군이든 진입장벽이 높고,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앙상블 배우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사회 곳곳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기회를 통해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한편, '더블캐스팅'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40분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