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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MA인터뷰]안될과학 "정말 재미있는 과학, 잘 알아야 행복하게 산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연예스포츠 전문매체 조이뉴스24가 뉴미디어와 SNS로 소통하는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들과 만나 창의적이고 트렌디한 세상을 엿본다.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그들의 새로운 모습과 숨겨진 이야기를 색다른 방법으로 풀어낼 프로젝트 'KYMA'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과학은 재미있다"고 강력 주장하는 세 남자 공진, 약, 궤도가 '안될과학'으로 뭉쳤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박사급 아재들이 직접 만든, 본격 과학 채널. 초최신 과학 논문을 언박싱하는 '언박싱사이언스'부터 '긴급과학', '랩미팅', '안될실험', '브이로그', '긴급홍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과학을 알기 쉬게 설명해준다. 어렵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과학이 '안될과학' 세 남자를 통하면 유쾌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에 구독자도 24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본 이 남자들, '안될과학'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의 향연 속 계속 알아가고 싶은 매력이 다분하다.

 [사진=KY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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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은 어떻게 정하게 됐나.

궤도 : 일단 과학커뮤니케이터를 시작하면서 닉네임을 쓰자고 생각했다. 우리 개개인이 주인공이라기보다는 과학커뮤니케이터라는 것을 활성화시키고 싶었다. 아무래도 실명을 쓰면 우리에게 초점이 맞춰지니까, 우리의 전공을 닉네임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궤도가 너무 좋다. 다들 도둑의 뜻인 괴도라고 아신다. 그것도 좋고 부르기도 좋더라. 약은 약학박사고, 공진은 공학박사라 공진을 다루기 때문에 이렇게 쓴다. 저희 후발주자들도 전공닉을 많이 쓴다. 세포, 면역, 에러, 나노, 생명 등이 있다.

◆'안될과학'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게 된 계기는?

궤도 : 과학 대중화의 꿈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달을 보면서.(웃음)

공진 : 카메라, 반도체, TV 등 모든 것을 과학자들이 다 만들었는데,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화의 중심에서 과학자들이 멀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약 : 과학 소통이라는 분야가 있다. 개개인마다 하는 이유가 다 다르다. 누군가는 유명해지기 위해서, 누군가는 돈을 위해서, 누군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서 한다. 어떤 분야든 자기가 좋아해서 각자의 영역의 파이를 키우고 싶어 한다. 우리 역시 목적은 다를 수 있지만 과학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3명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생기는데, 함께 팀을 만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궤도 : 약님과 저는 오래 전에 시작을 했고, 공진님은 개인적으로 콘텐츠 제작을 해왔다. 둘이 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둘이서는 안 되겠더라.

약 : 궤도님과 오프라인에서 강연, 공연 행사를 많이 했다. 시대가 온라인으로 변했고, 플랫폼이 많이 생겼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려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해야 하는데 우리 둘만의 역량으로는 부족했다. 영상 편집이나 기획, 센스는 공진님이 다 가지고 있다. 초기 콘셉트도 공진님이 다 잡았다. 그렇게 셋이 시작을 하게 됐다. 과학이라는 분야가 너무 광범위해서 혼자 이 주제를 다 다루는 건 전문성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다. 셋이 해야 밸런스가 맞기 때문에 셋이 할 수밖에 없었다.

공진 : 같이 하면서도 느끼는데, 한명이라도 없으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계속 느끼게 된다.

 [사진=KY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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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 정도인가.

공진 : 유튜브를 잘 몰랐는데 하고 나니까 딱 맞는 옷인 것 같다. 지금은 유튜브만큼 저희가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높은 플랫폼도 없다. 저는 상당히 잘 맞는 옷이라고 생각한다.

궤도 : 저는 과학 문화를 알리는 모든 채널은 기회가 된다면 다할 생각이다. 시작은 아프리카TV로 했고 유튜브, 팟캐스트도 하고 있다. 적성에 맞느냐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플랫폼이냐’ 보다는 내가 가진 콘텐츠가 중요하다. 적성에 맞는지는 우리가 아니라 대중이 판단해준다. 저희가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면, 저희 적성에 맞는 것으로 보이는 거다. 제일 잘 맞는 플랫폼을 찾은 거 같다.

◆앞서 3명이 함께 하는 장점, 시너지를 밝혔는데, 혹시 단점도 있나?

궤도 : 공진님은 너무 예술가다. 일반인이 따라 하기 힘든 범상치 않음이 있다. 예술성이 높다. 약님은 화가 많다. 그리고 저는 말이 많다. 보통 예술성을 받아서 제가 말을 많이 하면 약님에게 혼난다. 그렇게 계속 돈다. 제가 말이 많으면 약님의 화가 많아진다.(웃음)

약 : 크고 작은 단점은 있다. 세상 누구와 해도 생기는 논쟁일 뿐이라 큰 문제는 없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다.

공진 : 우리가 이렇게 티격태격 하는 것이 건강하다는 의미다. 안 좋은 사람들은 얘기를 안 한다. 저희는 솔직하게 의견을 다 말한다. 그것이 콘텐츠에서 제일 중요하다.

궤도 : 제가 장난으로 말했지만 약님이 가장 동생이다. 형 둘이 말을 잘 안 듣는다. 저희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효율성이다. 대표는 이 친구밖에 못한다.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그 환경을 약님이 만들어준다. 잘되는 글로벌 기업 느낌, 초창기 아마존 느낌이다.(웃음)

 [사진=KY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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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보고 듣는 재미가 탁월하다. 웃긴 짤이나 개그 코드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요 시간도 굉장히 길 것 같다.

궤도 : 제가 제일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는 거다. 스크립트 쓰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항상 고민이 많다. 저는 그 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을 안 쓴다. 반면 이 친구들은 콘텐츠 만들 시간이 부족하니까, 저보다 분량이 적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서 스트레스가 있다. 예전에는 생각 없이 끙끙거리면서 수정만 하고 있어서 3, 4개월이 걸리곤 했는데 지금은 두 달에 하나는 나오도록 노력한다. 다들 '그 정도면 괜찮아. 잘했어'라고 해준다. 제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궤도 콘텐츠는 궤도의 것이 아니다. 이것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제가 이익을 많이 본다.

공진 : 셋 중에서 궤도님이 가장 말하는 것, 스토리를 짜는 것에서 탤런트가 강하다. 그래서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스크립트 같은 경우, 2~3 주가 걸린다. 조사가 많이 필요하다.

궤도 : 실제로 현업에 종사하는 과학자들이 많이 보신다. 잘못된 정보가 들어가면 안 되다 보니 조심해야 한다. 왜곡에 대한 체크를 많이 한다. 왜곡은 무조건 일어난다. 왜곡을 안 하려면 말로 풀면 안 된다. 수학은 수식만 써야 한다. 이걸 국문으로 옮기는 순간 왜곡이다. 그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다행스러운 건 저희가 고민한다는 것을 현업에 있는 분들은 다 안다. 잘 모르는 분들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을 하는데, 그 분야에서 권위 있는 분들은 보시고 '이걸 이렇게 바꿨구나' 하면서 감탄하시면서 우리의 고민을 알아준다. 그것에서 저희가 힘을 많이 얻는다. 물론 아직도 두려움은 있다. 양자역학 같은 경우엔 스크립트만 두 달이 걸렸다. 워낙 좋아하는 분야다 보니까 80번 정도 계속 고쳤다.

공진 : 현역 종사하는 분들이 먼저 연락을 주셔서 좋은 주제를 추천해주고 자문도 해주신다.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 다루지 못했던 분야까지도 할 수 있게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궤도 : 사실 저는 엄청난 학문적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활발히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비유를 가장 잘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이 궤도의 비유를 거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 있게 하고 싶다. 저는 TV를 아예 안 본다. 과학자들 중에 문화를 모르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분들이 있다. TV, 영화, 드라마 안 보고 연구만 한다는 분들이 있는데, 연구자는 그래도 되지만 과학커뮤니케이터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내용이나 유행어는 다 안다. 빠르게 공부를 해서 중요한 걸 캐치한다. '태양의 후예'는 안 봤지만 송중기의 대사는 알고 사용한다. 과거의 것을 비유하면 그 누구도 관심이 없다. 맨날 똑같은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안 된다. 또 상대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를 가정해야 비유를 할 수 있다. 대중이 어디까지 알고, 뭘 좋아하는지를 최대한 고려해서 비유를 하고 있다. 텍스트도 많고 짤도 굉장히 빨리 돈다. 학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걸 수시로 보관해뒀다가 적절하게 배치를 한다. 짤은 수없이 나오기 때문에 썼던 것은 최대한 안 쓰려고 한다. 수많은 짤을 만들어주시는 방송인들, 다양한 문화인들에게 감사드린다.

 [사진=KY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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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 : 과학도 분야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저는 공학 분야다. 제가 연구하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중들이 많이 모르고 멀어져 있다. 메타 물질도 제가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르고, 심지어 관심도 없다. 대중들이 공학 연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더 가질 수 있게, 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서 보탬이 되고 싶다. 대중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이 연구를 하는 분들도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소개를 해주는 역할을 한다.

약 : 콘텐츠마다 중시하는 것이 다 다른 것 같다. 어떤 것은 신뢰를 줘야 하고, 어떤 것은 재미가 있어야 하고, 어떤 것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광고주도 만족해야 한다. 하나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기본은 재미와 유익함이다.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 인프라, 사람들이 많아야 하고 스타도 필요하다. 이를 만드는 일이 제가 하는 일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재미있게 살고 싶다. 거창해 보이는 일도 다 뜯어보면 사소한 일이다.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재미있어서 한다.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다. 게임을 할 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하면 행복하다. 게임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기는 하지만, 일이 되다 보면 힘든 부분이 분명 있을 텐데 어떠한가.

약 : 시간이 없다. 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눈에 보이는데 물리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궤도 : 잠을 더 줄일 수 없다는 것이 힘들다. 예전에는 존다는 개념이 있는데 지금은 아예 필름이 끊긴다. 잔줄 모르고 정신이 날아가서 아침이 된다. 약간 무섭다. 어느 정도 이상 잠을 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공진 : 지금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제안이 많은데 못한다. 셋이서 할 수 있는 양이 있고 콘텐츠 하나 만드는데 드는 시간도 워낙 많다 보니까,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실행에 옮기기는 하는데 여전히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할 수 있는 게 있는데 못하니까 제일 스트레스 받는다.

◆이런 상황이면 번아웃이 올 때도 있지 않나.

공진 : 늘 번아웃이 온다. 극복해야하는 일이다. 번아웃으로 삶이 무너지는 이유는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하기 때문이다. 저희는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궤도 : 제 번아웃도 외부적인 것이 많다. ‘안될과학’을 통해서 해소하는 것이 많다.

약 : 번아웃은 혼자 오면 문제다. 축구팀도 한 명이 이슈가 생기면 다른 사람이 커버를 한다. 우리도 한명이 작업을 혼자 하면 문제일테지만, 여러 명 있으면 시간을 벌어준다. 서로 주기적으로 번아웃을 겪어도 된다. 골프 같은 경우엔 한 번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반면 축구 명가는 그 클래스를 유지한다. 번아웃이 와도 버틸 수 있다. 1인 크리에이티브 사회에서는 번아웃 이슈가 계속 있을 수 있다.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 반응이 오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다 보면 번아웃이 온다. 그들은 바로 보인다. 하지만 저희는 나름의 번아웃을 겪고 있어도 멈추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궤도 : 번아웃은 우리의 경기를 멈출 수 없다.

 [사진=KY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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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될과학'이 이렇게 성공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약 : 여기까지 온 많은 주요한 이유가 있다. 복합적이라 하나라도 어그러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타이밍 운이 좋았다. 시작하는 계기가 조금만 더 빨랐으면 참고할 케이스가 적어서 미숙했을 것 같다. 반대로 더 늦으면 이 정도까지는 못 왔을 것 될 같다. 그런 타이밍적인 요소가 크다. 각 콘텐츠들도 시의성에 맞게 잘 나온 것 같다. 셋이 하는 요소도 크다. tvN에서도 과학 방송을 하고 과학 크리에이터도 많이 생겼다. 또 유튜브 플랫폼에서 전문 영역을 밀어준다. 예전에는 트래픽 몰이 위주로 선정적인 것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지식 콘텐츠를 많이 미뤄준다. 이것도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복합적인 요소들이 잘 맞았기 때문에, 이 중 하나만 어긋났다면 지금까지는 못 왔을 것 같다.

공진 : 운이 따라준 것이 크다. 지금도 유튜브에 새로운 과학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보인다. 진짜 대단한 분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성공 비결을 얘기하는 것이 부끄럽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궤도 : 우리가 잘한 것이 아니라 원래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다. 다른 콘텐츠들이 따라올 수 없다. 과학이 최고다. 그런데 잘 안 되고 있으니 열심히 해야 한다. 과학은 정말 재미있고, 우리의 삶에 가장 핵심적인 것이다. 과학을 아는 사람이 훨씬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 아주 합리적으로 살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무기이다. 내 직장 상사, 동료, 회사 대표들이 전부 과학적인 사고를 가진다면 이 세상이 굉장히 합리적으로 돌아간다. 진짜 행복한 삶을 산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은 잘 되어야 하고,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

◆과학에 이렇게 흥미, 재미를 느끼게 된 시기나 계기는?

공진 : 연구를 하다 보니까 과학이 너무 재미있더라.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왜 이렇게 재미없게 배웠을까 싶었다. 저도 과학을 처음부터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짜 과학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오히려 되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다. 그동안은 암기과목으로 만들어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겠다’, 과학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 싶었다.

궤도 : 채널에 '이렇게 배웠으면 나도 과학을 좋아했을 텐데', '학교에서 왜 안 가르쳐줘서' 라는 댓글이 올라오곤 한다. 저도 어릴 때부터 호기심 많아서 질문을 많이 했고, 혼이 나기도 했다. 행렬, 집합 외우면 끝인데, 수학자나 과학자의 이야기가 들어가면 인생으로 받아들인다. 미술 작품을 볼 때도 이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일생이 드러나면 화가의 모습이 보인다. 과학도 그렇다. 수식이 오기까지 수십 명의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줘야 한다. 이런 걸 해주는 채널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어릴 때 느낀 걸 어린 친구들이 안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약 : 우연한 기회에 과학 활동을 하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고 재미를 알게 됐다. 특히나 남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더라.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 중에 사전 조사 과정이 제일 재미있다. 과학적인 매력을 느꼈다.

공진 :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데 과학에 연결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과학 전공을 했지만, 과학 쪽으로 갈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예술을 하는 친구들, 창의적 생각을 가진 이들이 과학을 했다면 과학적인 업적을 더 많이 이뤘을 거라 생각한다. 아직 과학은 공부하는 영역으로 치부되고 있고, 예술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이 과학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이 해소가 되면 분명 더 좋은 과학자들이 많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과학이 연극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사진=KY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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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연극이 어떤 점에서 비슷한가?

공진 : 연구는 어떤 현상을 발견했을 때 왜 그런지를 상상해야 한다. 그 상상을 수학적으로 도출해가는 과정인데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이 좋은 사람들이 연구를 잘한다. 학창 시절에 시험공부를 잘하는 이들이 막상 연구를 시작했을 때 연구 성과가 더딘 경우가 있다. 반면 놀았던 거 같은데 막상 연구를 하면 기발한 연구를 하는 이가 있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의 연구는 한다. 하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한 연구 결과를 내놓는 것은 상상력이다. 연구 성과를 논문으로 쓰는데, ‘왜 이런 논문이 중요한가’에 대한 스토리를 짜야한다. 극작가와 비슷하다. 글도 잘 써야 하고 발표도 잘해야 한다. 올라운드 플레이다.

◆워낙 말씀을 잘하시고 아이디어도 넘쳐나기 때문에 방송 출연 제안도 많을 것 같다.

궤도 : 과학자를 방송에서 많이 쓰지만, 방송에서 원하는 과학자의 프레임은 하나다. 전문가, 틀린 말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척척박사다. 이 프레임이 굉장히 오랫동안 유지가 됐다. 설명하고 가르치는 것을 오랫동안 해왔다. 분명 방송에서 안영미 같은 역할을 하는 과학자가 있을 수 있고, 김구라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 사람들이 방송 안에 과학을 녹일 수 있으면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텐데 항상 모르면 큰 일, 숫자 잘못 말하면 큰 일이 난다. 항상 모든 일을 공익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

약 : 프레임 때문에 방송가는 더 하락세로 들어설 것 같다.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이를 깨고 있다. 방송에서 정해놓은 진행 방식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지 않나. 대중들이 저희에게 열광하는 것도 '과학자인데 이렇게까지 해?'라고 하는 포인트가 있다. 과학 영역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그 프레임을 깨는 이들이 있다.

공진 : 실제로 척척박사인 과학자는 없다. 다 자기 분야만 알고 얘기한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과학자 프레임을 척척박사로 만든다. 그러다 보니까 더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실제 과학자들이 방송 같은 곳에 나가는 것을 안 좋게 느끼는 것은 척척박사처럼 될 수 없는데 그렇게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튜브에서는 우리가 실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궤도 : 방송 출연 생각이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에서는 언제든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 어릴 때는 천체 물리학으로 노벨상을 타고 싶었던 마음이 있다. 제 꿈이 ‘인류의 진보’다. 인류의 진보를 위해서는 내가 엄청난 연구를 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중고등학생 때는 제가 천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많은 천재들을 만나면서 그 생각이 깨졌다. 인류를 진보시킬만한 공식이나 메커니즘을 찾아내서 무언가를 달성하면 꿈을 이룬다 생각했는데 대학, 대학원을 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나로호를 발사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 거기서 충격을 받았다. 엄청난 기술이 집약된 로켓 발사 결과가 누구에게도 영향을 안 주더라. 그 때 '내가 엄청난 일을 해도 아무도 관심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든 업적을 대중이 얼마나 이해하게 만드느냐다. 상대성 이론으로 기막힌 콘텐츠를 만들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걸 이해하는 시점이 진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피땀 흘려 만든 결과물을 대중이 알게 하는 것이 진보다. 이런 저희를 보고, 실제 공식이나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과학자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할 때 "'안될과학'을 보고 처음 과학의 꿈을 키웠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

 [사진=KYMA]
[사진=KYMA]

◆가장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생각이 될 때는?

공진 : 저는 하루하루 기분이 좋다. 일주일에 한두 편이 나오는데 나올 때마다 좋아하고 있으니까 내가 잘하고 있다고 느낄 때 계속 보람을 느낀다.

궤도 : 댓글 다 보고 하트 다 누른다. 기억에 남는 댓글은 나이가 한참 많으신 어르신께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저희를 양조장에 초청을 해주셨다. 우리가 만든 영상이 누군가에게 이런 의미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감동이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공진 : 저희 목표는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접하게 하고, 더 크게는 거기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일이다.

약 : 채널도 성장해야 하고, 오프라인 행사도 지속적으로 할 거다. 강의도 일 년에 두 번 정도 무료로 진행한다. 저희는 오프라인 행사를 할 때 제일 행복했다. 과학 시낭송이나 비현실적인 파티도 했다.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하면서 작업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이 작업들이 과학 문화 만드는 데로 향해 있고 개개인의 다른 활동도 그 쪽으로 향해 있다.

화보와 인터뷰 영상 등 안될과학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KYMA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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