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방영 중인 '놀면 뭐하니'를 보다 보면 '셋'을 '서이'라고 해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있다. 한국어는 숫자에 대해 까다롭게 따지거나 민감하게 반응 하기 보다는 다소 정감 있고 둔감하게 표현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서이 너이, 예닐곱, '직원이 많다'에 '직원들'이 여럿을 나타내는 '들'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된다. 반면 영어는 수(數)에 대한 개념이 상당히 민감하여 '네댓, 예닐곱'과 같은 표현은 아예 없으며, 직원이 두 명 이상이면 반드시 '들'에 해당하는 's'를 workers와 같이 붙여 줘야 한다.
숫자 9! "She is dressed to the nines(그녀는 한 껏 차려 입었다)"라는 의미로 9 yards 길이 옷감이 있으면 멋진 옷을 제단 할 수 있다는 유래가 있다. 또한 고대 영어에 눈(eyes)이 'eyne'이었으며 '눈까지 치장하다'는 의미인 'dressed to the eyes'를 'dressed to then eyne' 발음 하다가 then eyne -> the neyne 처럼 n의 위치가 바뀌어 'dressed to the nines'로 되었다는 설명도 있다. 우리 말에 '십중 팔구'와 같이 10이란 숫자에 거의 완벽에 가까운 8이나 구를 의미하듯 9는 거의 완성의 의미를 나타낸다.
숫자 5! 샤넬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프랑스인 가브리엘 코코 사넬(Gabrielle CoCo Chanel)이 1921년에 출시한 향수 Chanel No.5는 샘플 중 5번째 샘플을 사용해 붙여졌으며 번호를 최초로 사용한 아이디어와 둥근 모양의 관념을 깬 사각형의 향수병이 유명하다.
숫자 501 독일 태생인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면서 금을 캐는 광부들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잘 찢기지 않는 바지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다.
그의 이름은 딴 리바이스(Levi's) 공장이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열고 본격적인 청바지 사업이 시작된다. 천을 보관한 상자가 501번이라는 이유로 청바지에 최초로 일련 번호를 붙여 판매한 것이 그 유명한 Levi's 501이다. 이어서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의 날개 모양을 뒷주머니에 새기게 된다. 두 개의 마차가 당겨도 찢어지지 않는다는 가죽 패치를 달고 Levi's의 501 청바지는 전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둔다.
숫자 19 시리즈 3부터 시작했던 아이폰이 현재 아이폰 12을 준비하듯 하나씩 더해 지는 숫자는 제품 애호가들에게 큰 기대를 주게 마련이다. 이와 같이 샤넬백19의 19는 2019년에 출시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이처럼 숫자를 제품명에 붙이면 샤넬백20이 출시 되기를 기다리게 된다.
19라는 제품의 숫자는 20, 21이 출시 되길 패피들은 기대 하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는 20없이 제발 19로 끝나길 바라며 'dressed to the nines(한 껏 차려입고)' 서이, 너이 만나 즐거운 일상이 어서 빨리 돌아 오길 바란다.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영어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현재 중국 청도대원학교 국제부 영어 교사와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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