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문화계 거대 공룡이 돼가고 있다. 단순히 방탄소년단(이하 BTS)의 성공에서 그치지 않고 더 큰 문화 기업이 되겠다는 열망을 안고, 여자친구가 속한 쏘스뮤직, 세븐틴 뉴이스트 등이 있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이하 플레디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빅히트는 기존의 연예기획사들 같은 단순한 엔터회사가 아니다. 전략에 강한 거대 기업이다. 업계는 빅히트의 최종 목적지는 과연 어디일 지 주목하고 있다.
◆ 애플보다 더 혁신적인 기업
미국의 경제 매체 패스트컴퍼니는 최근 빅히트를 '2020년 글로벌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대 기업'의 하나로 선정했다.
스냅,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에 이어 4번째다. 혁신의 아이콘 같은 애플(39위)보다도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패스트컴퍼니는 "BTS가 각종 차트를 석권하는 배경엔 빅히트의 기술과 데이터, 마케팅 노하우가 있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빅히트를 세계적 혁신기업으로 키운 글로벌리더다.
방 대표는 음악 뿐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스마트폰 앱 '위버스'와 위버스샵'을 출시하면서 엔터 산업에 정보기술(IT)를 접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공연계가 멘붕에 빠졌을 때 그는 '온라인 유료콘서트'로 되레 대박을 치는 신기를 발휘했다.
인수합병에도 잰걸음이다. 빅히트는 2019년 7월 쏘스뮤직을, 2020년 5월 플레디스를 각각 인수했다. 빅히트의 몸집 불리기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지코가 수장으로 있는 KOZ엔터테인먼트와의 인수 합병설이 파다하게 돌았다. 빅히트, KOZ 측 모두 인수합병설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으나, 쏘스뮤직과 플레디스 역시 똑같은 전례를 거쳐온만큼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높다.
◆ 치밀한 상장 전략 추진..."성장, 혁신 가속화할 것"
현재 빅히트는 레이블 확장 및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쏘스뮤직과 플레디스의 기존 경영진을 유임해 레이블의 색과 독립성을 유지 중이다.
엔터업계에서 몸집키우기는 낯설지 않다. CJ ENM이 음악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여러 자회사를 통해 아티스트를 육성해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빅히트의 잇따른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빅히트는 CJ ENM과 합작법인 레이블 빌리프랩을 설립한 뒤 하반기 보이그룹 엔하이픈 론칭을 앞두고 있다.
빅히트의 인수합병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선임기자는 빅히트의 잇따른 인수와 관련해 "엔터사는 주식시장에서 리스크가 큰 편이라, BTS가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더라도 단 한 팀으로는 상장이 불가능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군 이슈나 사건 사고 등 예기치 않은 사건이 터질수 있기에, 쏘스뮤직과 플레디스를 인수하면서 상장을 위한 발판을 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빅히트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성장과 혁신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 엔터산업도 규모의 경제... 상장은 '성장 다이너마이트'
앞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규모의 경제가 더 크게 작동할 전망이다. 방 대표는 빅히트 상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며 콘텐츠 제작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증시 상장은 빅히트 성장에 그야말로 다이너마이트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자본은 확장의 속성을 갖고 있기에 경영 다각화를 추진하는 건 당연하며, 예술 역시 산업적 성격을 반드시 동반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쓸었을 때도 좋은 작품을 제대로 마케팅 해줄 수 있는 CJ의 노력이 있었다"며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빅히트의 성장 전망에 대해 "BTS에서 나오는 이익을 결정하는 팬덤은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6월 인수된 플레디스 소속 보이그룹 세븐틴의 팬덤의 가파른 성장세가 빅히트 연결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내년 빅히트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천500억원, 1천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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