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대체불가 배우' 김혜수와 이정은이 '내가 죽던 날'로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서로에게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는 두 사람이 보여줄 극강의 연기 시너지에 큰 기대가 쏠린다.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제작보고회가 8일 오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현장에는 박지완 감독,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참석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영화다.
단편 '여고생이다'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지완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김혜수는 하루 아침에 자신이 믿었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순간, 유서 한 장만을 남긴 채 절벽 끝에서 사라진 소녀의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소녀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을, 노정의는 사라진 소녀 세진을 연기한다.
이날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보고 배우,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만났고 글에서 느껴지는 진실과 진심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라며 "운명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죽던 날' 제목이 줌인이 됐다. 장르를 알거나 스토리 읽기도 전에 운명적으로 '내가 해야 할 것 같다'는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글을 접하기도 전에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정은 역시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혜수 씨가 나오는 형사물을 관심있게 봐왔었다. 또 진심과 진실이 만나는, 다른 면이 있는 시나리오였다. 진심과 진실을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은 언어인데, 그 언어를 빼고 해도 닿을 수 있을까 싶어서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노정의는 김혜수, 이정은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출연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작품이 전하는 위로와 격려에 공감했다. 김혜수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를 느꼈다. 제 스스로도 위로와 치유의 과정을 느꼈고, 이 감정을 진실되게 전달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선택하고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노정의는 영화 뿐만 아니라 김혜수, 이정은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고 발했다. 노정의는 "힘들어하고 지쳐있을 때 누구 한 명이라도 알아주고 괜찮냐 할 때 힘듦이 사라진다. 사소한 격려 하나가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사실 부담이 많이 됐다. 누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어했을 때 감독님이 제 얘기를 들어주시고 캐릭터를 한단계 성장시켰다. 선배님들도 제 힘든걸 알아보고 힘을 주셔서 영화 자체가 위로였던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프로 디테일러'로 통하는 김혜수는 "상처, 고통으로 점철되는 상황에 놓인 인물이라 외적, 내적으로 피폐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다른 영화보다 많은 것들이 걷어진 상태에서 촬영을 했다"고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바를 전했다.
또 무언의 목격자 역을 맡은 이정은은 '호흡마저도 연기했다'는 증언에 대해 "사실 어려움이 있었다. 의사전달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글이다. 글씨체를 만드는 데 감독님고 오래 얘기를 했다"고 남다른 고충을 밝혔다.
이에 김혜수는 "진짜 프로 디테일러다. 정은 씨를 만나는 것도 운명처럼 느껴졌다. 배우가 좋은 배우와 같이 연기를 한다는 것은 축복이다. 매순간 경의로웠다"라고 이정은을 칭찬했다. 이정은 역시 "(김혜수의) 거의 모든 장면이 압도적이다. 그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다. 이렇게 예쁘게 꾸민 얼굴도 좋지만 역할의 얼굴, 연기 모든 것이 좋고 지금도 장면 장면 기억에 남는다"고 화답했다.
김혜수와 이정은의 칭찬 릴레이는 계속 됐다. 김혜수는 노정의가 "정은 선배님이 손을 잡고 같이 울어줬다"고 말하자 "정은 씨는 모두에게 그런다. 가장 큰 위로의 첫 사슬이 된 분인데, 배우로서 큰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순천댁과 현수가 만나는 장면에 대해 "중요한 신이라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걸어가는데 순천댁으로 준비된 정은 씨가 걸어오더라. 그 순간 정말 순천댁이 걸어온다고 느꼈다. 촬영도, 리허설도 아닌데 눈물이 나더라. 정은 씨도 울고 있었다. 그 경험은 배우를 그만두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서정적이고 강렬했다"며 "둘이 손 잡고 촬영 전에 같이 울었다. 작품 속 인물로 마주하기도 했고 이정은이라는 인간과 만남 느낌이라는 묘한 일치감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사실 두 사람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김혜수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정은 씨가 하는 연극을 참관한 적이 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 작은 작품 하나를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과정을 보고 싶었다. 그 때 처음 만났다"며 "정은 씨는 지금과 다르지 않다. 이정은의 영역이 확장된 느낌이다. TV나 영화에서 만날 때마다 경탄을 금치 못한다. 누구보다 기대하고 배우로서 만나기를 고대했다. 실제 현장에서 겸손하지만,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저희가 기대한 이상을 해줬다. 이정은에 큰 감동을 했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이에 이정은은 "김혜수 씨를 처음 만났을 때, 너무 큰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서 말을 못 붙이겠더라. 제가 자잘해보였다.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그 공연에 정말 도움을 주셨다. 공연을 사랑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촬영에서 느낀 건 놀랍도록 배역으로 보인다. 미리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화면 속 얼굴이 너무 좋아 행복하고 힐링이 됐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김혜수는 "어느 때보다 힘들고 지칠 때이고, 극장을 찾는다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하는데 철저하게 방역을 한다. 힘들수록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작지만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영화로 만나뵙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1월 개봉된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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