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당연하고 편했던 시간을 회상하며 위로를 전하는 'BE'로 돌아왔다. "불행하면서도 행복했던 2020년"이라 자평한 방탄소년단이 이번 컴백을 통해 또 하나의 목표 그래미어워즈 노미네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일 오전 그룹 방탄소년단 새 미니앨범 'BE(Deluxe Edition)'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BE' 앨범 우리 모두 시작부터 끝까지 많이 참여했다.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RM은 "모두가 바라는 것처럼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이건 그에 따른 우리들의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간담회에 어깨 수술을 진행한 슈가는 불참했다. RM은 "슈가는 어깨 수술로 회복 중이다. 함께 하지 못했으니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무력감을 느끼는 현 상황에서,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이겨내야 한다"는 복잡한 감정을 꾸미지 않고 새 앨범에 담았다.
일곱 멤버는 이번 앨범에 2020년, 지금을 살아가는 솔직한 감정과 생각, 나아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우리'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다', '존재하다'라는 뜻으로, 형태의 규정이 없는 'BE'라는 단어를 앨범 제목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알엠은 "이번 앨범은 '다이너마이트'와 병행해서 작업했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우리가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해 팬들과 함께 앨범을 완성하는 듯한 느낌을 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진은 "촬영과 재킷 촬영까지 소풍 가는 느낌으로 진행했다. 현재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드리려 했다. 우리의 진솔함에 많은 공감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알엠은 앨범 작업 과정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공연을 하며 유지해온 피지컬 커넥션이 끊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례적으로 이같은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민은 이번 앨범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았다. 이와 관련, 지민은 "슈가가 제안을 해서 PM을 맡게 됐다. 별다른 역할을 한 건 아니고 멤버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회사에 보내고, 회사의 의견을 멤버들에게 전했다"며 "변화된 일상에서 삶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면 좋을까 하는 알엠의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Life Goes On'라는 주제를 잡았다. 'BE'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은 우리의 마음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앨범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주얼 총괄을 맡은 뷔는 "아미에게 더 멋있고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진 않았다. 아미가 응원해줘서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며 "멤버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제이홉은 "멤버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으면 꾸미지 않은 편안함이 연출되더라. 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무대 위 방탄소년단이 아니라 20대 청년들의 일상을 담아보고 싶었다"며 "거울셀카도 찍고 잡담도 하고 장난을 치며 재밌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Life Goes On'은 감성적인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특징인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 Hop) 장르의 곡으로, 가사에는 열심히 달리다가 멈춰 설 수밖에 없는, 원치 않는 상황에 맞닥뜨렸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2020년을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가사에 방탄소년단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더해져 듣는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알엠은 "지난 '다이너마이트'보다 무게가 있지만, 단단하고 부드럽고 진중한 위로를 건네는 노래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뻔하지만 준엄한 진리를 방탄소년단만의 색으로 표현한 곡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약 3년만에 'Skit'이 수록돼 눈길을 끌었다. 알엠은 "3년 만에 'Skit'을 넣었다. 자연스럽게 틀어놓고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을 때 정제되지 않은 순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친구들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하는 걸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진은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것이 멈췄다. 공허한 1년을 보냈다. 답답하고 서글픈 감정도 들지만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담았다. 서로를 위로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아주 우울한 노래만 있는 건 아니고, 방탄소년단 스타일로 신나게 재해석한 곡도 있다. 일상 속에서 소소하고 행복한 것을 찾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곡 첫 무대는 23일 오전(한국시간) '2020 AMA'에서 최초 공개된다. 지민은 "첫 무대 뿐만 아니라 두 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많은 팬들이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25일 그래미어워즈 후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알엠은 "하나도 안 떨린다면 거짓말이다. 많은 인터뷰에서 다음 목표로 늘 언급해온 거라 긴장하고 기대하고 있다. 되면 너무 좋을 것 같고 안 되면 '어떡하지?'하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도 잠 안 자고 지켜보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이 수차례 '꿈의 무대'로 언급했던 그래미어워즈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알엠은 "연습생 때 2009년 그래미어워즈 무대를 많이 봤다. 저 시상식이 뭐길래 전세계 팝아티스트들이 저 무대를 꿈꾸는지 그 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그래미어워즈는 연습생 성장기 때 가장 큰 발자국을 남긴 무대다. 그래서 막연하게 이 무대를 꿈꾸게 된다"고 털어놨다.
제이홉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고 "데뷔할 땐 음원차트 1위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다.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이젠 심리적, 본질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자리와 위치가 사람을 만드는 기분이 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인지하고 건강하게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 꾸준하게 본질을 잊지 않고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진은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래미어워즈다. 빌보드 핫 100 1위라는 영광스러운 성적도 있지만, 그래미어워즈에서 우리 이름이 한 번 불렸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앨범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며 느낀 좌절을 위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한 취재진이 '방탄소년단은 좌절을 이겨내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자 지민은 "이미 많이 좌절했었다. 옆에 있는 멤버들이 참 많이 위로가 됐다. 공연을 하고 팬들을 만나는 건 내게 큰 의미였는데 못하게 되니 '내가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앨범 작업을 하며 멤버들과 술 한 잔 하며 얘기를 많이 했다. 그렇게 좌절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알엠은 좌절을 이겨내는 방법을 '관계'라 말하며 "우리도 늘 좌절하고 늘 어렵다. 이 자리를 성공적으로 마쳐도 후회할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우리가 서로에게 의미가 있고 나아가 많은 리스너들과의 관계를 믿는다. 그 관계에서 우리가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모든 건 내 마음에 달려 있다고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2020년을 돌아본 뒤, 새로운 목표를 언급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은 "올해는 불행했지만 행복했던 한 해였다. 우리 인생의 낙은 투어다.사랑과 관심을 받는 자리다. 우리도 우울감에 빠지고 아쉬웠다. 코로나로 인해 예정에 없던 '다이너마이트'를 발매하면서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다. 코로나로 예정에 없던 'BE'가 나왔다. 그래서 불행했지만 행복했던 한 해였다. 코로나가 없어져서 팬들 곁으로 투어를 떠나고 싶은게 궁극적인 우리 목표다"고 자평했다.
이어 제이홉은 "슈가가 없어서 허전함이 느껴지더라. 건강한 게 제일 큰 목표다. 건강히 활동해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다. 6명의 무대와 7명의 무대는 정말 다르다. 멤버들이 관리를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K팝 시장이 확대되면서 '제2의 BTS', '넥스트 방탄소년단'의 소구도 높아지는 상황. 이에 진은 "우리도 누군가를 목표로 가수를 꿈꾸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가 걷다보니 우리의 길을 개척했다. 후배들이 더 잘해주시리라 믿고 있다. 우리를 롤모델로 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들만의 길을 개척한 뒤 우리보다 더 잘 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군 입대 논쟁 등 유명세로 인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진은 "군 입대 부분은 대한민국 청년으로 당연한 문제다.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하겠다. 멤버들과도 자주 얘기한다. 병역은 모두 이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알엠은 "(유명세에 따른) 부담감은 항상 느끼고 있다. 우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전부 합리적인 논쟁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가수로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운명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신보는 20일 오후 2시 전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jeewonjeong@joynews24.com/사진 정소희 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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