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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FIVB 규정은 어디?"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해가 안된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한국전력과 올해 마지막 날 경기를 치렀다. 두팀은 31일 수원체육관에서 만났다. 대한항공은 이날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경기는 치열했으나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일어났다. 3세트 대한항공이 15-13으로 앞선 가운데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이 레드 카드를 받았다. 소속팀 선수인 곽승석의 플레이에 오버 네트 판정이 나왔고 산틸리 감독은 범실을 선언하는 휘슬이 불리자 반응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항의 시간이 길어지자 주심은 산틸리 감독에게 레드 카드를 꺼냈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이 31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3세트 도중 소속팀 곽승석의 오버네트 판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이 31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3세트 도중 소속팀 곽승석의 오버네트 판정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대한항공은 이때 한 번에 2실점했다. 오버 네트 범실이 인정돼 한 점을 허용했고 산틸리 감독이 카드를 받으면서 벌칙으로 또 한 점이 한국전력에 주어졌다.

산틸리 감독은 해당 세트에서 벤치를 떠났다. 세트 후반 선심이 내린 판정에 다시 한 번 항의헸고 이번에는 옐로와 레드가드를 동시에 받아 세트 퇴장을 당했다.

산틸리 감독은 한국전력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버 네트로 판정된 플레이를 항의 과정에서 영상으로 다시 봤다"면서 "공은 네트 가운데 자리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을 적용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V리그 로컬룰에 따른다고 했다"고 항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후 세트 퇴장을 당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산틸리 감독은 "내 생각에는 선심이 잘못된 판정을 내렸다고 봤고 이 점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그런데 세트 퇴장 지시가 나왔다"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FIVB 규정을 적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 로컬룰로 해당 플레이를 판정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틸리 감독이 얘기한 로컬룰은 오버 네트 판정에 대한 비디오 판독 요구다. 그러나 V리그 비디오 판독 규정에는 오버 네트에 대한 판독 요청을 할 수 없다. 이 부분이 FIVB 규정이 아닌 로컬룰에 해당한다.

오심도 경기 일부분이고 빠른 랠리가 진행되는 가운데 명확한 판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도 종종 나온다. 그리고 심판이 신이 아닌 이상 실수는 항상 나올 순 있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31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3세트 도중 판정에 대해 항의하다 이날 경기 주심으로 부터 레드 카드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이때문에 한국전력에 한 점을 내줬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31일 열린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 3세트 도중 판정에 대해 항의하다 이날 경기 주심으로 부터 레드 카드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이때문에 한국전력에 한 점을 내줬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그러나 문제는 특정 심판이 주심 또는 부심으로 들어간 경기에서 유독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데 있다. 오심 여부를 떠나 매끄럽지 못한 경기 진행과 판정 지연도 그렇다.

지난 10월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경기에서는 마지막 5세트 애매한 판정이 나왔다. 같은달 31일 수원체육관에서 치른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네트를 사이에 두고 진행된 플레이에 대해 애매한 판정이 나왔다.

두 차례 모두 항의는 길게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수원체육관 경기 주심을 본 심판은 앞선 두 경기에서도 각각 주, 부심을 맡았다.

산틸리 감독의 과도한 항의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상대팀 사령탑의 판정 항의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산틸리 감독이 이탈리아 출신으로 국내 V리그와 유럽배구의 차이에 대해 이해를 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면서 "코트 안 감정 표현이 다소 격한 편이다. 오히려 이런 점이 경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도 있다는 걸 앞으로는 좀 더 알았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장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산틸리 감독이 이날 경기에서만 유독 판정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거나 격한 제스처를 보인 건 아니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은 3세트를 듀스 끝에 한국전력에 내줬다. 세트 중반 접전 상황에서 두 점을 한 번에 내준 상황은 팀 입장에서는 아쉬운 장면이 됐다.

대한항공은 4세트를 만회하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갔지만 결국 원하던 승수 추가는 실패했고 승점1 획득에 그쳤다.

한국전력 선수들이 31일 열린 대한항공과 홈 경기 도중 공격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한국전력 선수들이 31일 열린 대한항공과 홈 경기 도중 공격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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