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는 파란색 밴드, 여아는 분홍색 밴드를 손목에 차고 태어나듯 병원에서 갖고 나는 성(性)은 ‘sex’라고 한다. ‘젠더‘(gender)는 성장 하면서 사화적, 문화적 영향을 받아 생기는 여성적, 남성적 ‘성향’을 의미한다. 갓 태어난 아이는 머리도 거의 없고, 생김새도 만들어 가능 과정이다 보니 신생아의 패션은 디자인 보단 색상이 중요하다.
성장하면서 본인의 여성 혹은 남성의 매력을 화장을 비롯한 패션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여성과 남성 의류 코너가 따로 있다. 하지만 H&M, ZARA같은 브랜드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여자는 남성 코너에서 할인율이 높은 XS 사이즈를 득템하는 경우가 있거나 반대로 남자는 여성 코너에서 마음에 드는 XL 사이즈의 옷을 구매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또는 마음에 드는 옷을 들고 점원에게 “이거 여자 꺼 맞나요?”라고 물어 보면, “남녀 공용이에요.”라는 대답을 자주 듣기도 한다.
대표적인 여성복은 하의는 치마, 재킷의 경우는 살짝 들어간 허리 라인, 상의는 속이 살짝 비치는 시스루(see-through), 짧은 허리 라인 등이 디자인의 특징이다. 반대로, 남성복은 넓은 어깨, 넉넉한 사이즈, 주로 바디 라인을 들어내지 않는 것이 디자인의 특징이다.
이 즈음에서 성(性) 관련 표현을 몇 개만 살펴 보자.
에이젠더(Agender)- 접두어인 'A’는 '없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젠더가 없다는 의미로 남성도 여성도 아닌 아예 특정 성이 없는 것을 뜻한다.
젠더리스(genderless)-접미어 ‘less’또한‘없다라는 의미다. 남성, 여성 모두 없다는 의미인 ‘에이젠더'와는 다르게 여성인지 남성인지 특정 성을 지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막대 사탕에 막대라도 있는 것이‘젠더리스’라면 막대기 조차 없는 것이‘에이젠더'라고 이해하면 된다.‘유니섹스'(Unisex)는 다소 오래된 용어로‘젠더리스가 이를 대체하며 패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다.
젠더플루이드(gendefluid)-‘fluid'는‘유체(流體), 유동체'라는 의미로 여성, 남성 혹은 중성까지 자유자제로 성을 오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성(性)을 표현하지 않는 패션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genderless look, gender-fluid fashion, gender-neutral, gender free'와 같은 단어들을 접하게 된다. 다지인의 특징은 oversize, formless, shapeless같이 사이즈가 크거나 바디라인을 보여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은 개인 취향과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인 만큼 각자가 선호 하는 옷의 색상, 디자인, 특정 브랜드까지 있다. 유명 브랜드들도 젠더리스의 흐름에 앞서 가고자 여성복의 디자인을 남성복으로 출시한 적이 적지 않다. 래퍼 Lil Uzi Vert가 입은 ‘톰 브라운'(Thom Browne)의‘킬트'(kilt) 치마, 영국 가수 Harry Styles가 입은 속이 비치는 구찌 셔츠(sheer Gucci shirt), 미국 패션 디자이너 Marc Jacobs가 입은‘시스루 프라다 셔츠'(see through Prada shirt) 등이 그것이다. 화장품 업계까지 남자들을 위한 메이크업 화장품을 출시 하고 있는 추세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Ginny and Georgia) 에피소드 2 “It's a Face, Not a Mask.”(얼굴이다, 가면이 아니라) 중 조지아의 딸인 지니는 이렇게 말한다. “Makeup works best if no one knows you're wearing it. Like Georgia says, It's a face, not a mask.”(화장을 했는지 아무로 모를 때 메이크업은 가장 효과가 있다. 엄마가 말하듯 ‘얼굴이지 가면이 아니다.')
“I see how my mom does it because I'm doing it too. The hiding, changing, disguising.”(나는 엄마가 어떻게 하는지 알 거 같다. 나도 그것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숨기고, 바꾸고, 위장하고). “If they can see where your makeup ends and your face begins, you've done it wrong.”(어디서 메이크업이 끝나고, 어디서 얼굴이 시작되는지를 들키면, 뭔가 메이크업을 잘못 한 거다.)
옷을 몸에 걸치듯, 막대 사탕에 막대가 있듯, 얼굴 위에 메이크업을 하듯 나의 정체성(identity)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가리거나 감추기 보단 자신 있게 잘 표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듯 하다.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정명화 기자(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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