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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찾습니다' 박혁권에 남긴 아이, 여운 남긴 결말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아이를 찾습니다'가 오래도록 그 의미를 곱씹게 되는 엔딩으로 깊고 긴 여운을 남겼다. 박혁권에게 아들이 남긴 아이가 뜻하는 바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작품의 존재 이유를 입증했다는 사실엔 시청자들도 입을 모아 호평을 보냈다.

지난 22일 방송된 JTBC 드라마페스타 '아이를 찾습니다'(연출 조용원, 극본 김보라) 최종회에서 삶은 한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 말하듯, 아빠 윤석(박혁권)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졌다. 아들 성민(오자훈)과 떨어져 있던 11년의 간극을 좁히려 애썼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아이를 찾습니다'가 묵직한 결말을 담아냈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아이를 찾습니다'가 묵직한 결말을 담아냈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더군다나 10대가 된 성민이는 생김새도, 행동도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대구 사투리는 이질적이었고, 그토록 좋아했던 블루베리 요거트는 못 먹는 음식이 됐다. 아들만 찾으면 아내 미라(장소연)도 돌아올 거란 생각으로 그 모진 세월을 버텼는데, 그녀는 여전히 과거에 갇혀 성민이가 아들임을 부정했다. "그렇게 잃어버리지만 않았더라면"이라고 매일 되뇌었던 후회는 아이를 찾고서도 계속됐다.

설상가상, 성민이가 동급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첫째 엄마는 유괴범인데 자살했고, 둘째 엄마는 미쳤대. 근데 진짜 무서운 게 또 있어. 거지집에 산대"라고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고 참지 못한 것. 피해자 민재(이경훈)는 그간 미라를 돌봐주고 윤석에게 위로를 건넸던 소망슈퍼 부부 연정(백지원)과 명호(박수영)의 아들이었다. 속상한 윤석이 이유를 물으며 다그치자 성민이는 집을 나가 더 큰 사고를 쳤다. 주차장 차들을 무작위로 망가트린 것. 윤석은 또다시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야 했다.

윤석은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낮에는 공사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밤에는 대리 운전사로 일했다. 그날도 동이 트고 나서야 귀가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문이 활짝 열린 채 성민이도, 미라도 없었던 것. 불길한 마음에 이곳저곳 아내를 찾아 헤매던 윤석에게 믿을 수 없는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미라가 산에서 실족사했다는 것. 윤석의 심장이 무너져 내렸다.

지난 밤, 처음으로 "엄마"라고 부르며, 돈을 달라는 성민에게 미라는 망설임 없이 모아뒀던 돈을 건넸다. 그간 부정해왔던 성민이를 처음으로 알아본 듯, 신발도 제대로 신지 않고 급하게 아들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그가 탄 버스는 이미 떠난 뒤였고, 두리번 거리던 미라는 11년 전, 윤석과 성민이와 함께 소풍 갔던 산으로 향했다. 미라가 기억하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이를 찾았지만, 성민이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인생을 마친 미라. 11년 전, 우연히 찾아온 불행이라기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윤석은 장례식장에 뒤늦게 나타난 성민이에게 참았던 원망의 감정을 터뜨렸고, "아무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잘못한 건 그 여자인데 우리가 왜"라며 절규했다.

미라의 장례를 치른 후, 윤석은 성민이와 함께 시골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미 뒤틀려 버린 관계는 되돌릴 수 없었다. 고등학생이 된 성민이는 어느 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대신 성민이의 여자친구였다는 보람(박세현)이 찾아와 '성민이 아이'라며 갓난 아이를 놓고 갔다. 윤석은 아이의 작은 손을 살며시 쥐었다. 그에게 이 아이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연기의 맛을 장담한다"던 조용원 감독의 말대로,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로 만난 박혁권과 장소연은 물론이고, 비틀려 버린 관계 속에서 겪게 된 지독한 성장통을 그려낸 오자훈까지, 연기 구멍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뼈아픈 현실이기에 더욱 진정성을 담아 역할에 몰입했던 배우들 덕분에 시청자들도 함께 아파하고, 오롯이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담은 원작의 주제를 극적으로 담아낸 김보라 작가와 그 리얼리티를 완벽하게 살린 조용원 감독의 연출은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방송이 끝나고도 오래도록 윤석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이러니만 가득했던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시간을 가졌다는 시청자들의 댓글이 많았던 이유였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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