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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전북 무주, 송어회·치목마을·덕유산 설천봉 소개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전북 무주의 곳곳을 전한다.

27일 오후 방송되는 KBS 1TV 교양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전북 무주 편으로 꾸며진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전북 무주의 곳곳을 소개한다. [사진=KBS ]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은 덕유산, 해발 1,520m에 위치한 설천봉까지 곤돌라로 이동 중에 산 아래에서 내리던 봄비가 하얀 눈으로 바뀐다. 뜻하지 않게 만난 3월의 설산에 배우 김영철의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덕유산 자락 아래에 자리 잡은 사람들을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안개 풍경을 눈에 담으며 무주에서의 동네 한 바퀴를 시작한다.

적상면 치목마을의 강둑. 아침을 깨우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삼베 짤 준비 중이라는 어르신들과 만난다. 가까이 가보니 불피운 숯 위에 삼베 실을 길게 늘이고 풀을 먹이는 작업 중이다. 마을에서 삼베와 가장 오랜 인연을 맺은 김영자 할머니는 어릴 적 마을 어른들이 삼베 짜는 모습을 보고 자라 자신도 모르게 익혔다는데... 10년 전 사별한 남편에게도 직접 만든 수의를 입히고, 자신의 수의까지 손바느질로 만들어두었다는 할머니. 맨손으로 세상에 나와 맨손으로 떠나는 법이라며, 살아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할머니의 베틀은 멈출 줄을 모른다.

한적한 골목을 걷다가 고철로 만든 나무, 공룡, 동물 모양 등의 가득한 공터 풍경에 발걸음이 멈춘다. 이 작품의 주인은 근처 자동차 정비공, 인천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다 사업실패로 고향인 무주로 자리를 옮겼지만, 장사는 안되고 남는 건 시간뿐. 잡념을 없애기 위해 자동차 폐품은 물론 집에서 쓰던 수저, 냄비까지 동원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 쓸모없는 고철이 재탄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받으며 20년째 도면 하나 없이 자동차 폐품으로 만든 정비공의 작품들을 감상해본다.

비닐을 활짝 걷은 하우스 안에 동글동글한 모양의 다육식물만 가득하다. 만여 종의 다육식물을 키우는 일명 ‘다육이 엄마’는 20년 전 우연히 들어간 화원에서 다육식물을 처음 접하고, 생소하고 예쁜 모습에 집으로 데려온 것이 시작이었다는데. 당시에는 관련 서적도 없고 인터넷에도 자료가 없어 3년 동안 100개 이상의 다육식물을 보내면서 스스로 공부했단다. 부단한 노력 끝에도 자식이 생기지 않아 허전했던 마음을 다육식물로 채우며, 자식을 향한 사랑을 다육식물에 나눠주는 다육이 엄마의 화원에 가본다.

경남 하동에서 유도 선수로 활동하다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포기, 이제는 바이애슬론 선수로 활약 중인 딸을 응원 중이라는 아버지. 가진 것 없이 무작정 무주에 정착해 안 해본 일이 없었고, 딸을 낳은 지 2년 만에 아내가 집을 나가는 바람에 홀로 딸을 키우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단다. 딸이 훈련을 마치고 집에 올 때마다 가게 일을 도와 달라며 옆에 두고 싶은 딸바보 아빠라는데.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의 길을 뒤로하고 딸의 빛나는 앞길을 응원하는 아빠의 송어회를 맛본다.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정미소의 기계 소리에 안으로 들어가 보니 60대 부부가 한창 기계를 돌리고 포대에 쌀을 담는 중이다. 알고 보니 100년도 넘은 이 정미소를 인수해 35년째 운영 중이라는 부부. 빚을 내서 정미소를 사들여 돈을 버는 대로 빚을 갚기 바쁜 와중에, 또 빚을 내서 밭을 사들인 남편 때문에 어머니는 정미소부터 밭일까지 갖은 고생을 했단다. 곧 하천 개발로 인해 철거 예정인 정미소를 끝까지 지킬 생각이라는 부부. 정미소 구경에 이어 집으로 초대받아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천마로 만든 천마전을 맛보며, 티격태격하면서도 40여 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적상천을 따라 걷다가 냇가에서 돌을 줍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가까이 다가가 물어보니 돌로 그림을 그리는 석채화 화백이란다. 돌을 색으로 보기 시작하면 각각의 색이 보인다는 말에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자 배우 김영철의 눈에도 차츰 돌의 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본래 동양화를 그렸지만, 색이 바래는 물감 대신 어떤 풍파에도 색이 변하지 않는 돌을 선택했다는 김기철 화백. 인근 냇가에서 돌을 주워다 절구에 빻고, 아교를 묻힌 붓으로 그린 밑그림 위에 돌가루를 뿌리고 털어내는 작업을 반복해 하나의 작품을 그려낸다. 40년째 천년의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작품을 만들고 있는 석채화 화백의 세계를 만나 본다.

옛날 서당 학생들이 천자문 한 권을 다 배우면 냇가에서 책을 태우는 낙화놀이를 즐겼다는 두문마을. 마을 어르신들이 낙화놀이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말에 함께 작업장으로 가보니 어르신들이 짝지어 말린 쑥 심지와 뽕나무 숯가루, 천일염을 넣은 한지를 둘둘 말아 낙화봉을 만드는 중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동네 농사도 잘되고 자손들도 잘되길 기원하며 전통 낙화놀이를 하고 있다는데,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낙화봉에 동네 사람들의 소원을 담아본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된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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